[퇴직 남편/김성용] 놓아 줄 수도 없고포기하지도 못하는그냥 매달려 있는 껍데기까칠한 자존심만 살아있다
[숭고한 삶 / 정종명] 오직 열반에 든 나목에서만 꽃피우는 숭고한 삶너를 밟고서내가 살아나는 탄생의 비밀.
[깨 터는 날 / 이고운] 깨 볶는 꿈에생을 건 적도 있었지한 됫박은 서울로 가고한 됫박은 대전으로 가고마지막 됫박은 갈 길을 잃어 한해를 묵힌다
[의자/김미성] 언니는 인공 관절 수술에 줄기세포 치료까지 의자만 보면 반가워다리 하나 고장 나면 삐걱거리긴 매한가지인 의자.
[하늘을 나는 법 / 정홍근] 날개는중요하지 않아필요한 건 오로지발을 들어 땅을 박차는용기뿐
[코스모스 합창단 / 김광훈] 산들거리는 용연 야외 광장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소년 소녀 환상적인 하모니가가을 향기 낭랑히 흩날려청청한 한라에 울려 퍼지오
[강박 / 오정순] 별명이 원고지인 아버지가볼 때마다 성화다 저 널판지 좀 반둣하게 해라자꾸 신경 쓰인다
[동행 / 홍선종] 함께 걸어온 인연에감사하고 고맙다동네 한바퀴 돌아온길애절한 삶희미한 발길을 지킵니다
[서프라이즈 / 양순진] 사랑도 지나치면 독 될까봐휴정 꿈꾸며 출입금지 외출금지가림막 설치한들 무슨 소용눈만 뜨면 디카시 찾아 동분서주날뛰는 천성, 신도 막을 순 없지
[ 모정 / 류인순 ] 오 남매 낳아 키우느라뼛속 바람 소리 나지만그래도 여전히어미 가슴엔 하트만 뿜뿜.
[백중이 오는 시간 / 김광훈] 보름달 내려앉은 바닷가 만조 사리에 까만 모래로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위를 맨발 어씽으로건강을 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