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열어 봐 / 서숙지] 보기엔 무심한 바윗덩어리지만숫자 몇 개에속을 활짝 열어버리는나는통영 바닷가의 순정이라요.
[나비의 업적 / 유인규] 너의 업적을 높이 기리고그공을 오래기리고자이곳에 호랑나비 상을새기노라
[돌담길 / 손병만] 미로 같은 돌담 사이 숨을 곳도 많지만아이들의 깨알 같은 웃음소리 들리지 않는데어디 어디 숨어있을까객쩍은 미소를 머금고능소화 홀로 샛눈 뜨고 있겠지
[산딸기 / 장승진] 해가 땅에 내려와꽃 필 수 있다면 이렇게 열매 맺을까딸기 라고 말 할 때마다입에 침 고이며 무더위 사라진다
[모성애 / 김원준] 한적한 마을 어귀어미의 마음을 생각게 하는캥거루 닮은 나무가애틋하게 서 있다
[격포항 연가 / 조주현] 저물녘 먼길 떠나는고래 몇 마리어두우면 행여 길을 잃을까보내는 아쉬움 일렁이는 물결 위로장대 꽂아 등불 하나 밝힙니다
[기다림/양영순] 보금자리 섬세하고 정교하다한 가족 기쁨으로 탄생하고 휭하니 비어 허전하구료 언제 돌아오려나
[너를 만나니 / 오승근] 하늘로 올라갈 듯 힘찬 기운강아지야~ 아니, 송아지? 몽생인지?흐르던 땀이 식고곶자왈 걷는 발걸음 가벼워진다
[재취업 2 / 최재우] 평생 달리는 일만 하다가지금 부딪히는 일이라몸은 사실 좀 힘들지요하던 일하고는 좀 다르지만금방 적응할 것 같습니다
[한숨이 동동 / 안창남] 한치가 많이 잡히지 않는지허공에 뱉어내는어부들 한숨 소리수백 개 달로 떠서해변까지 들리는 듯하네요.
[귀하신 몸 / 김선화] 조용한 시골마을 베트남 색시 아들 하나 낳으니 쩌렁쩌렁한 아기 울음소리에 마을 할매들 아기 떠받드느라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 만발
[대진항/정윤호] 어제는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비가 내린다지느러미라도 돋으면 네게 가련만철조망에 찢겨 바람만 펄럭인다
[아듀 코로나 / 손설강] 두어 해 만에 세상을 보았다 눈이 부시다그 간 죽은 듯 살았던 삶이 우리뿐이랴
[걸어서 하늘까지 / 박동환] 함께 살아가는 세월은사랑해 말하지 않아도서로의 마음을 느끼며한 곳을 보며 같이 걷는 길
[새벽 강 / 유인규] 풍경을 부여잡고피어난 하얀 꿈속 여정흐려지는 소양강 변백로, 가마우지 물 첨벙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