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적신다/송재옥] 헤매느라 목마르던 시간은나를 만나 축축해진 통로였지풀잎에 젖을 때까지더듬이를 믿고 서두르지 않기 (치유문학상 우수상작)
[공룡의 전설 / 강춘홍] 바람부는 날 대숲에서잊혀진 뭔가가 나타났다.6,500만년 전 멸종한티라노사우루스가 목을 길게 빼고옛 전설을 노래하고 있다.
[까먹다 / 김진곤] 난무하는 까마귀들부딪침을 모르는데함께 사는 인간들선사 시대 그 기억까맣게 잊고 산다
[ 첫눈 밟는 날 / 현송희 ] 순백의 신부가 밞을 첫 길인생이 하얗게 초기화되고새 그림을 그려갈 아침
[예술적 가치 / 나영민] 홀딱 벗고선맑은 햇살에 풍욕누가 볼까 봐누가 보면 또 어떻소보드레한 예술적 품격
[보리굴비/정정민] 한 번만 맛볼까손이 멈추어 지지 않네모친께서 한 조각 주시던유아시절의 향수오늘은 딸의 효도가 감동
[자부심 / 이무자] 평생 근실히 살았으니꽃길을 걸어갈 자격충분하다고 자부하며슬슬 걸어갈 준비를 합니다
[가족이란/박해경] 가심패기 깊숙한 곳에묻어놓고 사는 것이다.가끔 그것이 울컥목에 걸려 올라와도또 묻어놓고 사는 것이다
[지난 생각을 지우다 / 박동환] 가을 하늘에 낚시한다구름마저 보이지 않는 허공에내 마음을 낚아 가을바람에 말리고 싶다
[이주민 / 정홍근] 뿌리째 옮겨 심었더니가을에 꽃피운 사과나무시차 적응 힘든 건사람이나 나무나 똑같구나
[공판화 / 정홍근] 창공을 뚫고 어디로 갔을까가장 정다운 시절멋들어진 실루엣 한 쌍 남기고저들처럼, 훌훌 떠날 수 있다면
[태양빛에 온통 맑음이다 / 장월진] 그 자리그 모습만으로조용한 위로가 돼주는 친구그가 지휘자 되어 맑은세상 꿈꾸는 천상의 악보를 펼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