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자서전 / 박해경]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지 않고남김없이 한그루가 젖어 들었다오래될수록 글자체는 선명하고 두껍다끝내 동강 나는 아픔이 있어야읽을 수 있는 나무가 발간한 책
[디카시 공부 / 문예서] 디카시가 무엇인지배우러 왔는데창밖에는 갈 길을 재촉하는발 길이 바빠 보인다
[그 곳에 가고 싶다 / 정윤호] 마음에 띄워 올린섬햇살 한 줌 쥐고종일그 눈빛에 잠기고 싶다
[생각의 꼬리 / 박동환] 책장에 꽂힌 책들 사이로꼬리를 늘어뜨리고 있는생각이 잠시 머문 자리에한때의 시공이 갇혀있다
[할퀴고 간 자리 / 나영민] 조금만 더 참았으면 좋으련만 천재지변은 인력으로 막을 수 없으니 단지 목숨을 잃는 일은 절대 없어야 했는데
[디카시 외론外論 3 / 박종서] 손수 찍은 사진은 시의 이미지하나의 상징, 놀라운 은유시의 한 행行이요 한 연聯이다무언의 절창絕唱이다5행 이내以內란 순간적 감흥의 필연이다
[발레하는 여인 / 김혜란] 우아한 레드 드레스 뽐내며길게 뻗어올린 다리,둥글게 말아올린 손나는 지금 황홀한 발레중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제 발레 멋지죠?
[꽃잎 사랑 /이명주] 오롯이 피어오른 세월의 무게 위에잔잔히 내려앉은 정열의 붉은 꽃잎수줍은 우리의 사랑꽃잎보다 더 붉다
[내 이름은 한솔이외다 / 손설강] 잇몸으로 버텨온 뼈아픈백 년 세월이제 새 살이 돋을 만도 하건만*일제 송탄유 수탈 흔적
[빈 배의 믿음 / 김영힐] 떠나갔다. 모두가 떠나버렸다.살려고 떠다닌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릴까 걱정되지만 기다렸다 희망의 밀물을!
[속삭임 / 최 봉 희] 산길을걷노라니바위틈 햇살 웃음아련히들려오는한 아이 옹알거림하늘로얼굴 내미는올망졸망 초록빛 - 시조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