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영혼들, 춤으로나마 위로하고 싶었어요”
“억울한 영혼들, 춤으로나마 위로하고 싶었어요”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4.07.02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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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살풀이 춤 창시자 이희숙 명인
지난달 30일 아리셀 추모분향소 찾아
화재로 숨진 희생자 넋 춤으로 달래
고살풀이 춤 이희숙 명인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아리셀 추모분향소에서 고살풀이 춤을 추며 고인들의 원혼을 달래고 있다.
고살풀이 춤 이희숙 명인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아리셀 추모분향소에서 고살풀이 춤을 추며 고인들의 원혼을 달래고 있다.

[울산시민신문] “TV로 화성 공장 화재를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먼 해외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하러 왔던 분들이 화재로 생을 달리해 그분들의 넋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살풀이 춤 창시자 이희숙 명인이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아리셀 추모분향소를 찾아 화재로 숨진 분들의 넋을 달랬다. 누구의 초청이나 부탁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이 명인은 “춤으로나마 화재로 숨진 이들의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며 “이분들의 원혼이 너무 안타까워 몇날며칠을 잠 못 이루며 슬픔에 젖어 있다가 늦게나마 달려와 위로의 춤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 명인의 고살풀이 춤은 비명횡사로 이승을 떠도는 원혼들을 위로하며 그 한을 따스하게 풀어주는 위령무다. 인생의 삼라만상을 긴 천으로 특색 있게 표현한 창작무다. 죽은 사람의 원한을 풀어주고 인간의 12진살을 풀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난, 재해, 인재 등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고(매듭)를 마디마디 묶은 천을 풀어주면서 이승에 맺힌 원한을 함께 풀어준다.

2002년 북한 용천 폭발사고 당시 부산에서 이뤄진 위령제에서 첫 선을 보인 고살풀이 춤은 맥을 찾아 울산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 쌀바위의 토속 신앙을 바탕으로 창작무로 다듬어졌다. 

이 명인은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고살풀이 춤을 만들기 위해 경남 밀양에서 울산 울주군으로 거주지를 이전했다. 그가 현충일이던 지난달 6일 가지산 쌀바위에서 시연했던 ‘쌀바위 이야기’는 올해로 17년째이다. 이 명인은 해마다 이곳에서 순국선열의 위령제와 국태민안을 염원하는 추모제를 지냈다.

이 명인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국가기념일에 지역에서 추모제를 지내고 있지만, 대표하는 위령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살풀이 춤이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충일과 순국선열의 날 등 국가적 추모제 행사에서 대표 위령무로 시연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살풀이 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령무로 자리매김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 위령문화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알리고 후손들에게 이러한 문화를 보전·계승하도록 하는 것이 창시자로서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덧붙였다.

창작무로 시작된 고살풀이 춤은 현재 공표는 물론 전통무용 중 2차적 창작물로써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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