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잎 이슬 먼저 사라져
■나무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역지(力枝)
우듬지는 나무의 성장을 주도하고, 역지(力枝)는 나무의 균형을 유지한다. 전지할 때 우듬지는 제일 위쪽의 가운데 순이니 다 아는데, 역지는 나무의 제일 밑의 가지니 모르고 자르는 우를 범한다. 역지를 잘라버리면 나무는 균형을 잃고 웃자라 바람에 쉽게 넘어진다. 그러면 우듬지를 잘라 생장을 옆 가지로 펼쳐야 하는데 키우고자 하던 나무의 형상은 영영 끝나버린다.
나무는 성장하면서 역지의 위치가 변하니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나무가 소나무와 편백인데 빨리 키우려다 역지를 자르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사실 나무의 컨트롤 센타는 역지(力枝)다. 이 역지에서 나무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
유실수와 무실수의 특이한 차이점은 사과나 배 같은 유실수는 나무 키의 1/2만큼 뿌리가 뻗고 소나무와 느티나무 같은 생장점에 거름을 줘야 하는데 이때 참고하면 된다.
참나무 같은 튼튼한 나무에 조그만 도토리가 열리고, 연약한 호박이나 수박 줄기에 요강 단지만 한 열매가 달리도록 한 이유는, 참나무 밑에서 잠을 자다 도토리에 맞아보면 현명한 조물주의 지혜를 알 것이다.
■부추 잎 위의 이슬
예로부터 부추를 일컫는 말로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해 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고 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하며 과붓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고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하였고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던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 하며 장복하면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고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 하였다.
예부터 봄 부추 한 단은 피 한 방울보다 낫다는 말과 함께,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첫물 부추는 아들은 안 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이가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옛 문서에서 발견한 부추의 특이 사항 중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아침 이슬이 자욱이 내린 새벽에 밭에 나가 일을 하다 보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가 싶은데 부추 잎의 이슬은 사라지고 없다. 韮上朝露何易晞(구상조로하이희) 왜 모든 풀 중에서 부추 잎의 이슬이 제일 먼저 사라질까? 이 의문 또한 알려줄 사람이 없으니 부추 밭에 가면 부추한테 묻고 또 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