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들불처럼 번진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 
울산서 들불처럼 번진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4.09.29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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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걷고 나선 울산 각계각층, 연일 회견
정치·경제·시민사회·봉사단체 등 참여 확산
‘고려아연 1인 1주식 사주기’ 캠페인 동참
“경영권 인수 시도...시민 힘으로 지키자”
고려아연 지키기 운동이 울산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1인 1주식 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울산신협 직원들.
고려아연 지키기 운동이 울산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1인 1주식 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울산신협 직원들.

[울산시민신문] 세계 1위의 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 지역사회에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식 구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추석 연휴인 지난 16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고려아연 지키기 운동은 이젠 울산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그간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 문화예술단체, 50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회복지단체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캠페인 동참에 나섰다.

지난 27일에는 울산신협 직원들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MBK 인수합변 반대 기자회견을 통해 고려아연 1인 1주식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30일에는 울산시 행정동우회와 재향군인회, 금성회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 사주기 운동 캠페인을 벌인다.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는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탈취한다면 우수한 인력과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고려아연 1인 1주 구입 동참에 나섰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역의 일자리와 경제 기반을 지켜야 한다”며 주식 사주기 운동에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대한민국 비철금속 산업의 중추적인 기업으로 울산과 국가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며 “최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는 회사의 독립성과 장기적인 성장에 중대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반세기 동안 울산시민의 땀과 애정이 녹아 있는 지역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반드시 우리 손으로 향토 기업을 지켜내기 위해 120만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주식 사주기 운동은 김두겸 시장이 먼저 제안했다. 김 시장은 지난 19일 1호 매입자로 나섰다. 이어 20일에는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순걸 울주군수, 23일 김종섭 시의장 직무대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각각 2·3·4호로 주식을 매입했다.

울산에서는 20여년 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울산시민 SK주식 1주 갖기 운동’에 벌이며 경영권을 지킨 사례가 있다.

이처럼 울산이 고려아연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의 제련소가 울주군 온산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까닭이다.

고려아연은 1974년부터 지난 50년간 온산제련소를 거점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다.

지역사회에선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 투자 축소, 고용 감소 등 울산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고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영풍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매입 경쟁을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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