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힌 프로젝트 일꾼 몰린 '덕신 원룸촌'..."방 동나"
샤힌 프로젝트 일꾼 몰린 '덕신 원룸촌'..."방 동나"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4.10.2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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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사이 월세 두배 올랐으나 
원룸촌 빈방 찾기 ‘하늘 별따기’
내년부터 샤힌프로젝트 본격화로
인력 대거 유입...‘빈방 전쟁’ 예고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하 배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에쓰 오일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하 배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에쓰 오일

[울산시민신문] “원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일대 원룸촌과 음식점이 ‘샤힌 프로젝트’ 덕분에 ‘오일머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원룸은 공실을 찾기 어렵고, 식당은 몰려드는 근로자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찾은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배후지인 덕신리 일대 원룸촌. 

도로변 모퉁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앞 매물판에는 원룸 임대료를 살펴보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원룸 건물 1300여동이 서로 맞닿을 만큼 따닥따닥 붙어 있는 이곳 원룸촌은 공단과 가까워 타지역 대다수 일용직 근로자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방 빼면 바로 동나요.” 

이 동네 주민 40대 김모씨는 원룸촌 분위기를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덕신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곳 원룸촌 월세는 최근 2년 새 부쩍 올랐다. 

보증금 200만 원에 20만∼25만 원을 받던 월세는 지난해부터 40만 원씩 줘야 구할 수 있을 만큼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인상폭은 커졌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공실률을 낮추고자 가격을 내렸던 이 지역 원룸들이 하나 둘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불과 1년 반 사이 월세는 거의 두배로 치솟았다.  

덕신리 일대에서 10년 넘게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A씨는 “방 빼면 바로 동난다”고 했다. 

그는 “원룸 월세 찾는 문의가 빗발치고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많지만, 요즘은 보여줄 물건 자체가 없다”며 “방이 빠지면 알려주겠다고 하고 예약을 달아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에서 다소 거리가 먼 온양읍 남창과 서생지역 원룸도 품귀 현상을 보인다.

덕신리 일대 식당가도 붐비는 손님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덕신리에서 점심 장사를 하는 60대 식당 주인은 “외국인들이 많이 늘었고, 재료가 빨리 소진돼 일찍 문을 닫는 날도 잦아졌다”고 했다.

온산공단에는 지난해부터 에쓰오일의 역대 최대 규모 석유화학 설비사업인 ‘샤힌 프로젝트’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2026년 하반기까지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이 사업에는 하루 평균 3500여 명이 투입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기초공사가 마무리 단계인데, 설비 공사가 본격화되는 내년 1월부터 1만 명 넘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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