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본이 그래도 이웃인가
이런 일본이 그래도 이웃인가
  • 강경수
  • 승인 2012.09.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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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 과거 식민지 국민에게 저자세

2차 세계 대전이 끝났기에 망정이지, 그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 식민지국은 영국과 프랑스였다. 통치기간이 짧기는 해도 일본 역시 같은 동양권에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세 나라의 식민정책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점이 많았다.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으로 자국민을 피 지배국에 이주시킨 점이다. 식민지의 통치와 경영을 위해서는 군대와 기업을 상주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배를 받는 나라의 국민들을 반강제로 자국으로 데려간 것은 값싼 노동력 때문이었다. 식민국의 식민지 이주 인구와 식민지에서 식민국으로 끌려간 사람들의 숫자가 엇비슷했다. 프랑스에는 아직도 식민지였던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강대국과의 종속관계가 끝났음에도 그들이 눌러 사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고국으로 돌아가 봤자 먹고 살기가 막막해서였다.

놀라운 것은 식민지배가 끝난 직후부터 보인 프랑스 사람들의 태도였다. 민족심이 강하고 콧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 사람들이 이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이주민들에게 만은 저자세로 대했다는 것이다. 어른들 사회는 사회대로, 이들 나라 사람들과 시비가 붙으면 거의 손을 들다시피 했다.

학교에서 조차 학생들 간에 언쟁이 벌어질 경우 상대가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국적이면 프랑스 학생들이 한풀 꺾이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영국과 인도 사이 또한 마찬가지다. 영국 사람들이 인도에 가면 저절로 풀이 죽는 반면, 영국에서 인도사람들의 일상은 활기에 차있다. 영국 본토 사람 못지않은 부를 누리고 있고, 사회 각계에 인도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3국에서 영국과 인도 사람들의 관계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영국내에서 인도민의 위상은 과거 식민지 국민의 모습은 아니다. 프랑스와 영국 사람들이 과거 식민을 했던 상대국 국민에게 저자세인 것은 순전히 죄책감 때문이다. 당사자가 됐던, 아니면 그들의 후손이던 약소국에 대한 식민역사를 다들 부끄러워하고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국민은 국민으로서 양심이 살아 있음이다.

일본 과거 반성 않고 후세들에게 식민지 호도

가해 민족에 대한 숨김없는 규명과 진정한 뉘우침은 독일 이상의 나라도 없다. 전쟁이 끝나고 6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일은 나치만행을 낱낱이 추적하고 공개하고 있다. 자기민족, 자기 선조들이 저지른 죄악이지만 이를 끈질기게 파헤쳐 응징하고 뉘우치도록 하고 있다.

또 이를 후세들에게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독일의 이런 진정한 양심과 자성 때문에 지금은 피해 국가 대부분이 그들을 적대시하지 않고 있다. 혹독한 고통과 시련을 겪은 유태민족 조차 그들을 용서하고 포용하고 있을 정도다.

똑 같은 식민국이었으면서도 식민지에 대한 탄압과 만행이 가장 심했던 일본을 보자. 그 어느 나라보다 그중에서도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식민은 가혹하다 못해 악질적이었다. 용역 깡패를 동원해 일국의 왕비를 살해하고, 민족 동질성을 내세워 말과 이름까지 없애려 했다. 식민 통치가 끝난 후에도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들의 자세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배의 죄책 때문에 자국에 남아 사는 식민지 국민에게 얼마나 관대했는가. 자신들의 선조가 빚은 죄업이지만 후손들은 결코 그 업보를 외면하지 않았다. 독일은 그들의 나치스가 저지른 만행을 스스로 까발리고, 후손들로 하여금 부끄러워하도록 가르치지 않았던가. 그러나 광복 이후 일본에 남았던 우리 재일동포들의 삶은 서글프고 고달프기 짝이 없었다.

지금도 차별은 여전하다. 일본의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죄과를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고 후손들에게까지 식민지배를 호도했기 때문이다. 우리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놓고 ‘불법점거’니, ‘불법상륙’이니 하는 일본을 언제까지 이웃하고 있을 것인가. 역시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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