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법칙’
‘리듬의 법칙’
  • 강경수
  • 승인 2012.12.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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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우주를 거대한 리듬의 융합체라 했다. 밤과 낮의 리듬은 물론 바다의 썰물과 밀물도 리듬이 있다. 사람의 심장은 호흡과의 리듬 때문에 존재하고, 들과 산도(리듬이 있기에)한쪽은 낮고 한쪽은 높다.

-‘리듬 현상’은 우주의 질서이자 순리-

이 모두의 리듬은 두 개의 다른 성질 때문에 가능해지고 생겨나기 마련이다. 생명체의 호흡이 바로 그렇다.
들어 마시는 것과 내뱉는 것의 정반대적 운동 때문에 리듬이 형성되는 것이다.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고, 강한 것이 있으면 약한 것이 있는 것이 이치다.

더위와 추위, 위로 오르는 것과 밑으로 내려가는 것의 상승 하강 때문에 파도 같은 리듬이 생긴다. 이런 리듬이 없거나 상실되면 생명 또한 정지되고 발전은 멈춘다. 정치와 선거에도 리듬이 있다. 모두가 찬성하고 한쪽으로 기운다면 리듬이 없는 것이다. 반대의견이라는 것이 정상적이고 정당하게 행사되야만 균형과 발전이 가능해지게 된다.

흔히 리듬감각이라고 하면 춤이나 노래를 연상하지만 정치나 경제에도 리듬은 있다. 이런 ‘리듬현상’ 이야말로 우주의 질서이고 순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이 있어야 하고 추위도 있어야 한다. 대낮과 따스함만 있다면 인간의 생활은 무질서와 나태, 억지로 무너지고 만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5대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가족을 찾아 장수비결을 알아봤다.1대부터 5대까지 세대별로 1명 이상 살아있는 가족이 전국에서 22가구나 됐다. 70세 이상인 1.2대 고령자 대부분은 술과 담배는 몰론 암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또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술은 가급적 적게 마시고 담배는 아예 멀리하며 화를 안내는 것이 공통된 생활습관이었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꼭 화를 낼 일이 생길 때는 ‘노래로 푼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5대가 함께 사는 가족은 일찍 결혼하고 출산한 경험들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70세 이상 1.2세대를 대하는 3~5대 후손들의 평소 태도는 어땠을까.

‘가족의 중심’ 이자 ‘버팀목’이며 ‘힘들때 함께 해주시는 분’으로 표현했다. 어른을 대하는 공경심이 남달랐다는 얘기다. 이들 모두가 ‘생의 리듬’감각이 탁월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화 안내고 노래 부르고 빨리 결혼해 일찍 출산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생활의 리듬에 순응했다는 반증이다.

-엄동설한도 자연의 리듬, 기꺼이 순응해야-

이제 그 소란스럽던 대선정국도 끝났다. 위로 오른 사람도 있고 아래로 내려간 후보도 있다.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기도 했고, 결과에 희비가 교차되기도 했다.

그러나 순리이자 질서인 ‘리듬현상’에 괜시리 시비를 걸어봤자 헛수고일 뿐이다. 선거 끝나기 무섭게 다시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날씨도 그렇다. 외투없이 입춘을 맞은 겨울이 있었고 엄동설한에 보리 피는 해도 있었다.

그런데 올 추위는 너무 한다 싶을 정도이다. 추위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난동 보다는 엄동이 낫다는 것 또한 자연의 이치다.

겨울이 따뜻하면 작물에 피해가 있고, 인간사회에도 각종 질환이 나돌기 마련이다. 겨울 추위가 혹독하면 할수록 봄꽃은 한층 아름답고 입춘의 감격은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따뜻한 겨울’은 바람직하지도, 매력적이지도 못하다.

아무리 춥다 춥다 해도 사실 도시생활을 하면 계절감각이 무디어지게 된다. 입춘을 지나 봄을 고대하는 설레임도 옅어지게 된다. 말할 것도 없이 생의 리듬, 우주의 리듬에서 자꾸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죽자 살자던 선거도 끝났고, 잔설에 매화 소식 깜깜하니, 긴긴 겨울밤, ‘입춘에 대길할 꿈’이나 꾸어봄이 어떨까.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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