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을 국회에서...? 소가 웃겠다.
정치개혁을 국회에서...? 소가 웃겠다.
  • 강경수
  • 승인 2013.01.15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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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 한다더니 고자 의원 특혜법안이나-

일찍이 의회제도를 도입한 유럽에서는 애초부터 국회의원들의 보수가없었다. 의원활동 경비는 선거구민이 부담했고, 국가에서 지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런 전통 때문인지 아직도 유럽 쪽 국회의원들은 높은 보수를 원하지도, 탐하지도 않는다. 또 그것이 그들의 신조이자 모럴이다.

1980년 이전 까지만 해도 의회 전통이 가장 긴 영국 의원들의 세비는 국가 공무원 과장급 수준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국회의원 세비의 3분의1 정도였다. 주 70시간 일하고 연중무휴 의원 활동을 하는 댓가 치고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견디기 힘들었던 의원들이 세비 인상요구를 했으나 영국 정부는 보기좋게 퇴짜를 놓았다.

거절 이유 또한 단호했다. “의회는 스스로 희생을 감수해야 하며,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세비 타령이 될법이냐.”는 투였다.

그 당시 미국 국회의원들도 의원 노릇하기가 무척 고달팠다. 많지 않은 보수에 휴회 중에는 지역구에 내려가 신문배달이나 접시닦기, 청소부 일을 하며 민정을 체험해야 했다.

새해 예산안을 변칙 처리해 놓고 훌쩍 외유를 떠난 우리 국회의원들과는 대조적이다. 영국 의원들이 부족한 세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친동안 군사정권하의 우리 국회는 해마다 세비 인상에만 몰두했다. 또 미국 의원들이 지역구 민생 탐방에 나선동안 우리 의원들은 불체포와 면책특권. 거기다 세비 면세특권까지 누렸다.

-유럽 국회 높은 보수나 특혜 바라지 않아-

유럽의 국회 가운데 아직도 스웨덴 국회는 모범 사례로 꼽이고 있다. 우리는 지방의회까지 나서 보좌관을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아예 보좌관이란 것이 없다. 법이 정치인을 24시간 일하는 임시직으로 못박아 놓고 있다.

업무 과중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국회의원이 3D 업종중의 하나로 인식되며, 중간에 그만두는 비율이 30%에 가깝다. 제도가 국회의원을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는 직업으로 규정해놨기 때문이다. 유럽뿐 아니라 가까운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특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1억5000만원이나 되는 연봉은 물론 사무실과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다. 또 공부를 대신해 주는 가정교사역등 보좌진이 9명이나 된다. 세비와 면책.불체포 특권은 헌법에 보장된 의원의 3대 특권이니 그렇다 치자.

올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슬그머니 통과시킨 의원연금 예산은 가당치도 않은 특혜중의 특혜다. 65세 이상이고, 의원배지를 단 하루만 달고 그만둔 전직 국회의원에게 월 120만원의 평생 의원 연금제도가 말이나 되는 소린가.

물론 생활고를 겪고 있거나 고령인 전직 의원들에 대한 국회나 정부 차원의 예우는 있어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도 예우 차원에 그쳐야지 입법을 통한 제도 마련은 억지에지나지 않는다.

어느 나라도 사흘 하고 그만둔 전직 의원에게, 그것도 재산과 소득을 따지지 않고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게 전직 동료나 선배 의원들에게 예우를 갖추고 싶으면 예전처럼 자신들의 세비나 특혜를 떼어 주는 것이 도리 아닐까.

이래서 국회의원들의 권한과 특혜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다.

또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주도권을 국회가 아닌 국민이 행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찮다. 정당이나 국회 개혁은 물론 국회의원의 신분과 지원에 관한 개혁을 국회의원들에게 맡겨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뿐아니라 국회의원 수를 줄이거나 선거구를 새로 짜는 개혁을 의원 스스로가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나 국회의원에게 정치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는 것이나 다 도로아미타불이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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