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날
바람 불어 좋은날
  • 정은영
  • 승인 2013.02.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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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2월은 바람의 신 영등할미의 심술로 바람 부는 날이 많다. 이때는 공무원들이 산불예방을 위해 밤잠을 설치는 시기다. 울산은 2월과 3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유독 바람이 많은 도시다. 대한민국 공업화의 바람을 일으켰던 도시 또한 울산이다.

우리 전통 풍속에서 음력 2월은 바람과 관련이 많다. 양력 3월은 음력으로 2월, 우리 조상들은 이 달을 영등맞이를 하는 ‘바람 달’ 또는 ‘영등 달’이라고 불렀다. 2월 초하루 오전 1시께 바람의 여신인 영등이 하늘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사람들의 생활을 하나하나 살피고 다니다가 보름(15일)이나 20일에 다시 하늘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반가정에서는 초하루 새벽, 물이 맑은 곳을 찾아 촛불을 밝히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영등이 내려오는 2월 초하루를 시작으로 보통 이때부터 꽃샘바람이 분다. 사람들은 봄이 왔다고 가벼운 차림으로 외출했다가 옷깃을 파고드는 꽃샘바람에 혼쭐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바람만큼 신선한 낱말도 없다. 바람의 특성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내기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 태풍도 마찬가지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맹렬한 열대성 저기압이다. 태풍은 바람의 영향으로 열대성 저기압이 커져 버린 것이다.

바람은 곳곳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작은 불씨도 바람이 불어야 살아나듯이 용기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신바람이 최상의 처방이다. 이런 긍정의 바람은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된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으로 발표한 나비효과이론은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의 나비 날개 짓이 2주 후 미국 텍사스 주에 회오리바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작은 기대가 바람의 영향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이다.

25일 새로운 정부 출범으로 대한민국은 새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할 바람도 불어올 것 같다. 아지랑이 피는 봄날에 부는 바람은 얼었던 땅을 녹이고 새싹을 피워내는 훈풍이다. 새 정부의 희망만큼 훈풍이 불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국민들도 새 정부와 함께 긍정의 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인간의 내면은 긍정과 부정이 늘 함께 존재 한다. 새 정부에 바라는 국민들의 가장 큰 염원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긍정의 바람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태풍으로 불어와서 국민들의 기대를 만족 시켰으면 한다.

영등할미가 심술을 부려서 꽃샘바람이 불게도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대한민국 국운이 융성해지는 희망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국민들 역시 희망을 일구는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노력들을 계속할 때 하나로 뭉쳐진 대한민국의 기운은 세상을 움직이는 바람이 된다. 바로 그 날이 바람 불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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