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경각심, 공무원부터 가져야
산불경각심, 공무원부터 가져야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3.1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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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인 9일과 10일 언양권은 한마디로 공포의 도가니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 소동을 벌였고 피해 규모 또한 엄청났다. 지난 100여년 동안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단일 산불로는 가장 컸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밤 8시45분 께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19시간 동안 위세를 떨친 뒤 10일 오후 3시께 진화됐다. 상북면 능산마을 근처에서 시작된 불은 때 맞춰 불어닥친 강풍 때문에 삽시간에 인근 7개 마을로 확산됐다. 발화지점과 가까운 언양읍 송대리.직동리 일원이 크게 피해를 입었고 다개리.대곡리 지역 산림일부를 태웠다.

산림피해 면적이 50ha 또는 그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완전 전소된 가옥을 포함해 건물피해도 40여동으로 파악됐고 이재민이 23명으로 집계됐다.

가축 피해도 닭과 개 1천여 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정확한 피해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또 화재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은 그나마 피해를 입은 산림 대부분이 민가와 인접한 야산이라는 점이다. 또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인근 암각화 박물관과 대곡박물관.언양가축시장등 공공시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

특히 화재 현장의 중심부에 위치한 울산 양노원등 수용시설의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로 생각된다. 사실 이번 산불의 발화지점인 향산리는 고헌산 자락에 위치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참화로 이어질 뻔 했다.

고헌산과 인접한 두서 백운산까지 불이 확산됐더라면 상북면 소호리 마을이 초토화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산불이 강풍을 동반한 야간 화재인데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것은 관계당국의 발빠른 대응조치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울산시가 주축이 돼 민.관.군.경찰 인력이 산불 진화에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무려 4천4백여명이 화재 확산을 막고 잔불정리에 나섰기 망정이지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없었다면 조기진화가 불가능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군용헬기와 부산등 인근 도시의 소방헬기가 제 때 지원 출동을 한 것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화재 현장 한 가운데에 대규모 저수지(못안 저수지)가 있어 소방용수 조달이 용이했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언양 산불 사태를 계기로 울산시등 관계당국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다른 도시보다 산림면적이 상대적으로 많은 울산시로서는 산불 진화 대책만큼이나 예방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진화장비를 확충하고 산불진화용 임도개설도 중요하지만 산불을 미리 막을 수 있는 예찰활동과 주민계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울주군 일원의 산은 등산인구가 폭주하고 있어 산불발생 위험이 높다. 또 당국의 끊임없는 계도에도 불구하고 영농철이면 주민들의 잡초 태우기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은 우선 일선 공무원부터 갖추는 것도 산불방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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