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이번에 해결되려나
반구대 암각화, 이번에 해결되려나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3.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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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다. 이에 앞서 1965년 암각화 앞 대곡천 일원에 사연댐이 건설됐다. 댐 건설이 있기 전에 암각화가 먼저 발견됐더라면 보존대책이 강구됐겠지만 불행히도 암각화는 지금껏 물속에 잠겨있다.

그것도 1년 중 4개월 정도만 모습을 드러낼 뿐 8개월 동안 잠수상태다. 그렇다고 반구대 암각화의 이런 수난을 관계기관이 팔짱만 낀 채 방관해 왔던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등 관련기관과 분야별 전문가들이 암각화 훼손 방지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했다.

학계와 문화계 인사. 지역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울산시가 반구대 암각화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2001년부터다. 그해 10월 울산시와 한국석조문화재보존연구회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 연구 용역’을 체결했다.

1년에 걸친 동안의 연구 성과 결론은 네가지였다. 첫째가 사연댐 수위 조절안이였고 둘째는 차수벽 제방 설치 방안이였다. 나머지 대안은 자연친화적 토석제방과 교량 설치 및 유로변경안 등이였다.

첫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이후에도 하계와 전문기관에서 유사한 연구 검토가 있었지만 훼손 방지와 보존 대책은 별 차이가 없었다. 지금도 문화재청은 사연댐 수위 조절안을 고수하고 있고, 울산시는 암각화 주변 생태제방 설치 방식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뀌는 대통령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관심을 표시하고 국무총리나 여당 대표등도 현지를 방문해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지금껏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당차고 소신있어 보이는 새 문화재청장이 강한 해결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있었던 변영섭 신임 청장의 취임식에서 변 청장은 “우리 문화유산의 맏형 격인 반구대 암각화를 살려내고 주변 역사문화 환경을 관광자원화 하자”고 역설했다. 또 “문화를 말하면서 문화에 무지한 이 시대 후손의 불찰로 긴 세월 물고문에 시달리는 국보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라고 반문했다.

변 청장은 이어 반구대 암각화 보존의 구체적 방안으로 ▲문화재 관리에 필요한 법률 개정 및 제정 ▲기본에 입각한 보존과 연구 ▲주변 환경을 감안한 선사공원 조성 등 관광자원화를 제시했다.

작심한 듯 변 신임청장은 반구대 암각화를 우리시대 문화유산과 활용의 모범사례로 만들기 위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우선 문화재청 종사원들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역대 여느 문화재청 수장 보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 평가된다.

변 청장은 대학에서 고고미술사를 연구하고 가르친 현직 교수로 그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운동에 남다른 열의를 보여왔다. 그만큼 반구대 암각화의 문화재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변 문화재청장 취임을 계기로 해묵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가 반드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반드시 그러리라고 확신하고 기대해 마지않는다.

물론 난관은 있을 것이다. 관련 법률의 개정을 비롯한 보존과 연구.관광자원화 사업등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과제는 울산시와의 물 문제 해결이다.

울산시가고수하고 있는 생태제방 설치안을 어떻게 수정.보완하고 대안에 합의하느냐가 관건이다.

문화재적 가치 판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반구대 암각화가 처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변영섭 신임 문화재청장의 역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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