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통해 주민화합"
"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통해 주민화합"
  • 정은영기자
  • 승인 2013.04.0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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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언 온산읍 주민자치위원장

▲ 최종언 위원장은 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주민 화합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온산읍은 언양읍과 함께 지난 1996년 2월1일 읍으로 승격했다. 읍 승격 당시 2만 명의 인구가 현재는 2만5천여 명으로 늘었다. 하루 유동인구 5만여 명의 거대 온산읍의 제 7대 최종언 주민자치위원장(60)을 만났다.

지난 28일 최 위원장과 만남을 약속해 놓고 온산읍 사무소가 있는 덕신으로 가는 도중 청량면 덕하를 지날 때다. 최근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렸지만 이날은 오후가 되자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차안의 온도가 섭씨 30도를 넘는 바람에 하는 수없이 차창을 내렸다. 싸한 바람이 반가웠다.

그러나 곧 창문을 올려야 했다. 과거 용암분교가 있던 곳을 지나 온산 국가공단이 보이면서 표현하기 곤란한 복합공해 냄새가 역겨웠기 때문이다. 온산공단은 굴뚝마다 허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이다. 이곳에 터전을 마련하고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74년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을 제련하는 비철금속공단으로 지정된 후 1980년 화학 업종들이 입주하면서 종합 공업단지로 성장한 온산 국가공단은 1983년부터 주민들이 각종 공해병으로 시달리기 시작해 2년 뒤인 1985년에는 1천여 명의 주민이 병명도 없는 팔다리가 쑤시는 등 공해병 증세를 나타냈다.

이를 우리는 ‘온산병’이라고 이름 지었다.

한국공해연구소는 이 증세가 일본의 ‘이따이 이따이’ 공해병과 유사하다고 해서 한때 ‘이따이 이따이’ 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공해를 줄이는 다양한 공해방지 시설들을 설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쾌적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 쾌적한 상황이 창문을 올려할 정도다.

온산읍 사무소를 지나 덕신에서는 유일한 육교 인근 덕신 칼라사진관에서 최 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관 사장님이 온산읍 각종 주민대책위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미리 약속을 해놓고 찾아 갔는데도 그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치위원장 인터뷰도 주민대책위원들과 의논해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온산읍은 지금 각종 문제들로 얽히고설킨 상황임을 직감했다.

▲ 언제부터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선출 되셨는지, 취임소감은
- 지난 1월 1일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2014년12월말까지가 임기인데 온산읍 주민들의 화합을 위한 사업들을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온산읍은 겉으로는 평온한 것 같지만 공해 문제를 비롯해 각종 현안들이 울주군 내에서 가장 많습니다.

▲ 주민 화합을 해치는 갈등 요인은
- 온산공단이 조성되면서 당시 온산면내 6개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공단 조성과 함께 덕신 이주지구로 옮겨와서는 2개 초등학교로 개편됐습니다. 그런 이유로 선거를 비롯해 소규모 단체장을 선출하는데도 투표를 해야 할 만큼 계파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 임기 중 가장 시급한 부문이 있다면
- 2014년 12월말까지 임기 중 꼭 해야 할 일 가운데 첫 번째가 주민화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현재의 온산읍이 있는 덕신지구는 고려아연, LG, 동해펄프, 한국제지, 풍산금속 등 대기업 사택들이 입주해 있고 덕신 지구에만 모두 700개의 원룸이 있습니다. 원룸 1개동에 8개의 방이 있다면 원룸에만 모두 5천600세대가 존재합니다. 온산 토박이와 외지인의 비율이 2대8 정도입니다.

또 덕신은 울산지역에서 외국인 거주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이들의 치안문제를 비롯해 각종 불편을 해소하고 주민들의 쾌적한 삶의 유지를 위해서 공해 방지 시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등의 일로 쉴 틈이 없을 만큼 바쁘게 뛰고 있습니다.

실제 온산읍에는 원전 대책위원회, 그린 이엔텍 대책위원회, 해양환경 대책위원회, 환경보전 대책위원회, 이진공원 해제 대책위원회 등 각종 대책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 온산읍이 원전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 온산은 현행법상 원전설치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권역이 5㎞이내라고 해서 원전의 지원금 등을 전혀 못 받고 있습니다. 원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온산은 6㎞거리이기 때문에 아무 혜택도 없지만 만약에 무슨 일이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온산 사람들이 입게 된다는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원전대책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이유다.

▲ 울산시 지원 사업이 많은지

- 울산시내 각종 공해 시설이나 혐오시설은 모두 온산으로 이전하는 것에도 온산 주민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현재도 남구 여천동에 있던 분뇨처리장에 시립 도서관이 건립 된다는 이유로 온산공단으로 옮겨오고 또 울산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 공단 내 공사 중입니다. 울산의 혐오시설은 온산으로 모두 옮겨 오면서 온산읍에 대한 지원은 생색을 내는데 불과하다는 것이 온산 읍민들의 생각입니다.

 

예로 온산항은 한해 평균 800여척의 선박이 출입하고 있는데 관세청은 울산 장생포에 있습니다. 온산에도 관세청이 설치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역 특산물이 있다면
- 온산이 대한민국 복어 원산지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이 있었다면 누가 믿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울산시의원을 하면서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동료의원들이 결정투표에서 외면해 버린 점입니다.

온산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라고 하면 시장에서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철거가 시작된 전남 광양의 경우 가구당 평균 이주비가 8천만 원인데 비해 온산은 8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원주민들은 황금 같은 바다를 다 내주고 지금은 빈털터리입니다.

▲ 교육과 문화시설은
- 교육시설이나 문화예술관련 시설들은 다른 지역에 건설하면서 유독 혐오시설만 온산으로 오는 이유에 대해 온산 출신 군의원도 없고, 시의원도 없고, 교육위원도 없고, 국회의원도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고민은 혐오시설들이 들어오게 되면 주민들 간의 갈등은 더욱더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9월말이나 10월초 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박2일 일정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행사는 주민 화합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주민자치위원회 현안사업>

1. 온산공단 지정 40주년 행사  2. 주민갈등 해소  3. 온산공단 환경 개선 감시
4. 8.15 광복절 체육행사(출향인 초청) 5. 이진공원 해제  6. 지역 치안 대책 확보
7. 덕신-망양 간 도로 조기개설  8. 덕신 주거지역 부족난 해소  9. 교육·문화시설 확충
10. 온산 관세청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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