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도 취미인가
싱겁도 취미인가
  • 강경수
  • 승인 2013.04.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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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풀이한 취미란, 마음이 끌려 우러나는 멋이나 정취따위를 뜻하다. 또 멋과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취미는, 본업이나 전문영역은 아니지만 재미로 좋아하는 일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취미가 적거나 다양하기 마련이다.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취미가 달라질 수도 있고, 나이가 취미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흔히 인생은 여행과 같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취미나 위안거리가 없는 생은 노숙만 하는 무미건조한 여행과 다를 바 없다. 자기 나름대로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이거나, 아니면 파란많은 생을 경험한 사람들은 ‘인생의 여정’에 대해 이런 힌트를 던진다.

젊은 시절에는 옛 현인들과의 대화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독서를 취미로 삼되, 진리의 보고인 고전을 통해 세계와 자신을 알도록 하라고 권한다. 또 장년기에 들면 여행에 생활의 일부분을 할애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 즉, 세태를 널리 듣고 보아야 지식과 견문이 쌓인다는 뜻이다.

신은 자신의 선물을 어느 한 곳이 아닌, 세계 방방곡곡에 흩뿌려 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년은 무엇을 벗삼고 위안거리로 여길 것인가. 뜻밖에도 혼자 걷기를 권유받는다.

홀로 걸으며 사색에 잠기는 것 또한 인생의 마지막 즐거움이라고 토로한다. 결국은, 젊은 시절의 취미는 독서요, 장년은 여행, 말년에는 산책과 사색이라는 말이다.

고상하고 철학적인 취미말고 이제 세속적인 우리 주변 취미 얘기나 들어보자.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취미와 관련된 조사결과를 내놨다. 결론은, 취미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선 수치부터 살펴보면 2006년 10.2%였던 취미없는 사람이 지난해 19%로 두배 가까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5일제 실시로 여가시간은 늘었는데 취미활동은 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성별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주로 50대 이상이며, 전업주부가 ‘무취미 계층’의 주류로 드러났다. 또 소득이 낮을수록 취미와는 담을 쌓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경제활동과는 무관하며 살림살이 조차 팍팍한 50세 이상 전업주부로서는 취미며 소일거리가 관심 밖이라는 것쯤은 예측 가능한 일이다. 또 상당수 직장인이 시간에 쫓겨 취미활동을 등한시하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한국리서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취미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활동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흔히 하는 등산이나 운동에서도 취미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8배 정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취미가 등산이고 운동이며, 공연관람이자 쇼핑인데 이런 사람들이 매사에 활동적이라는 것은 뻔한 결론이다.

그러나 취미가 있고 없음에 따라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에 가깝다. 취미가 있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치 못한 사람에 비해 자신감과 성취욕구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도전과 변화에 적극적이며 능력과 행복 만족감이 취미없는 사람보다 나으리라는 것도 당연하다.

반대로, 하고는 싶은데 취미활동을 못하는 사람은 좌절감이나 박탈감으로 인해 행복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누군들 유혹의 산을 마다하고, 해서 남주는 것이 아닌 운동을 외면하겠는가.

다 그놈의 팍팍한 생활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마냥 돈타령, 시간타령만으로 스스로 ‘여가욕구’를 억눌러서야 될 말인가.

자 해보자. 주5일 격무에 시달려 주말이면 낮잠을 취미로 삼는 직장인들이여,하다못해 일주일에 한번 반나절 산행외도는 어떨까. 그리고 전업주부인 50대 아줌마들은 이유있는(?)가출을 취미로 삼아봄이...
‘싱겁떨기’가 취미인 한 촌로의 넔두리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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