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끼, 일본을 꾸짖다.
와다 하루끼, 일본을 꾸짖다.
  • 강경수
  • 승인 2013.04.0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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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귀신이 씌었나. 일본이 교과서에 이어 최근 발행한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겼다.

우리의 외교백서에 해당되는 일본판 ‘2013 외교청서’는 “다케시마(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 명백한 일본 고유영토”라 명기했다. 이 백서에는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항의한 사실도 밝혔다.

또 “독도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제안했으나 한국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되풀이 해오는 일본의 이런 못된 버릇은 일찍이 한일합병 직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강제로 합병 조약을 성사시킨 일본의 일등공신들은 이날 밤 환희의 축배를 들었다.

당시 통감이였던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그의 심복 고마스 미도리는 경성 한가운데서 이런 즉흥시를 읊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비롯한 고바야가와, 가토, 그리고 고니시 장군들이여! 무덤에서 깨어나 조선 천지에 나부끼는 일본 국기를 보시라.” 임진왜란을 일으키거나 참전한 자신들의 조상을 향한 헌시인 셈이다.

그 많은 병력과 야욕으로도 정복하지 못한 조선을 자신들은 압력과 음모만으로 지배하게 됐다는 보고문이기도 하다. 합병에 성공한 일본은 이후 그들의 조선 통치를 침략이 아닌 ‘진출’로 미화했다.

그러면서 악랄하고 교활한 동화(同化)정책을 펼쳤다. 우리의 민족의식이나 문화를 독자적이며 가치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민족적 존재의 부정은 곧 열등한 위치의 식민지 국민들의 지위를 끌어올렸다고 자만했다.

일본인의 이런 보편적인 의식이 무의식적으로 뿌리내린 탓에 아직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죄의식이나 반성은 고사하고 일본의 전후세대나 기성세대들은 한국에 대한 우월감이나 멸시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 교과서 왜곡이나 외교백서를 통한 억지 주장은 이같은 동화정책의 잔재나 편견에서 파생된결과이다,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뻔뻔함도 다 이런 부정적인 한국관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일본의 교과서와 외교백서가 왜곡됐다고 해서 일본 사람 모두가 삐뚜러진 것은 아닐 터이다.마찬가지로 우리의 일본관도 깡그리 부정적인 것만 아니다. 일본에는 일본의 양심이 살아 있고 한국도 일본을 가까운 이웃으로 여길 줄 아는 도량이 남아있다.

최근 일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한시위’에 일본의 변호사들과 시민들이 ‘반한반대시위’를 벌이는 것이 사례이다. 또 국내 문화재 절도범들의 일본 쓰시마 불상 밀반입을 둘러싼 반환 찬반여론도 우리 민족의 도덕 수준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일단 반환을 유보하고 강탈 여부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많은 학자들과 시민들은 적법한 반입이 아니고 강탈의 증거도 없어 반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토론과 여론 수렴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아량과 양심이 일본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살아있는 양심, 와다 하루키 교수가 최근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명쾌한 결론을 내놨다. 와다 하루키. 그는 누구인가. 올해 75세인 그는 일본 네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고 국내에서는 남북한 현대사의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로 있는 그가 ‘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책을 펴냈다. 평소에도 ‘독도는 한국 땅 이라는 지론을 고수해왔던 하루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일본정부와 한국사화에 독돋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이 1905년 독도를 시마네 현으로 편입한 것은 1910년 조선 강제병합의 전조였으며,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한국이 독도 영유권자.”라 못박는다.

그리고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영토이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은 도의없는 짓”이라고 꾸짖는다. 독도가 박장대소하고 있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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