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두고 웬 삿대질인가?
반구대 암각화 두고 웬 삿대질인가?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5.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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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7월 울산시와 한국 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회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국제심포지움을 연 바 있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반구대암각화가 국보로서 보존가치가 높은 사적임에 공감하라고 동의했다. 또 침수 피해 와 접근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결론은, 울산시 용수공급과 암각화 보존이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연 댐과 같은 유역의 대곡댐은 자연조절 능력 이외는 별도의 홍수조절기능이 없다. 홍수가 발생하면 유량이 가중되고 침수기간도 길어진다.

따라서 상시만수위 아래 위치한 암각화는 침식과 풍화의 영향을 받게 돼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10여 년 전에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토목학적 공법이 제시된 바 있었다. 수위 조절및 유로 변경, 차수벽형 제방 축조 방안 등이다.

제시된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그동안 울산시와 수자원공사 각계 전문기관이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다. 지금 문화재청이 주장하고 있는 수위조절안이나 울산시의 생태제방안은 반구대암각화 최초 보존대책 연구 결과에서 이미 주요 해법으로 대두된 것들이다.

10년 넘게 공론만 되풀이 되는 동안 반구대암각화는 훼손될 대로 훼손됐다. 지금 합의점을 찾아 암각화 구출작전을 펼친다 해도 최초 발견당시의 모습은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존의 시급성과 물 문제 확보를 놓고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엇박자를 보이는 동안 민간단체들까지 나서 각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작태들이다.

지난 29일 서울의 문화단체와 환경단체등은 모처에서 ‘울산시의 근거 없는 물 부족 주장, 반문화적 생태제방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와 문화연대․환경운동연합․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등 관계자들은 울산시의 물 부족 주장과 지역 언론의 ‘울산시 편들기’형태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울산시를 상대로 울산시가 물 부족 도시라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일부 지역 언론의 반문화적․반이성적 보도 형태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사)울산역사문화모임은 30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29일 서울에서 있었던 관련단체 기자회견 반박을 겸한 이날 회견에서 문화모임측은 “반구대암각화 방치.훼손의 장본인은 문화재청” 이라고 성토했다.

또 “문화재청이 대곡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만 급급한 나머지 여론조사를 조작하고 정치적 외압을 동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와 지역 언론을 싸잡아 비난한 서울지역 관련단체의 돌출행보나 지역 문화단체의 과격한 비난발언 모두 다 실망스럽다.

우선 서울의 관계전문가들에게 묻는다. 울산이 물 부족 도시라는 근거제시를 요구하기에 앞서 ‘울산이 물 풍족도시’라는 객관적 자료를 보이라.

또 일부 지역 언론의 반문화적․비이성적 행태의 지적도 주제넘고 몰상식하다. 지역 언론이 암각화 문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고뇌해 왔는지 알고하는 소린지 모르겠다.

울산역사문화모임측도 그렇다. 무슨 이해다툼이나 감정대립 방식으로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에 접근하지 말라. 그 누구도 (사)울산역사문화모임이 울산 문화를 대변하거나 울산시민을 대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혜와 이성으로 문제를 풀기에도 지금 반구대 암각화는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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