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마을을 찾아서
전원마을을 찾아서
  • 정은영기자
  • 승인 2013.05.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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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읍 중광마을
▲ 전체적으로 중광마을은 유럽풍 집들이 많다. 기와지붕의 전통 한옥보다 알프스 산자락의 뾰족지붕을 한 아름다운 집들이 한꺼번에 옮겨온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초여름 햇볕이 따갑다. 전원 주택지를 찾아 나선 날은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서 산자락마다 연등이 화려하다.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국도를 달리다 온양읍 남창에서 양산시 웅상읍 서창으로 난 지방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대운산 자락을 파고들듯 5㎞여를 달렸다. 온양읍 중광마을이 눈앞에 그림처럼 나타난다. 알싸한 산바람을 느끼고자 차창을 내렸더니 막 피기 시작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중광마을은 승용차로 울산에서 20여분, 부산에서 20여분이면 가능하다. 남창에서 양산시 웅상읍 서창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귀지, 위귀지, 신기, 외광, 다음이 중광마을이다.

중광마을 까지 가면서 나타나는 마을들은 띄엄띄엄 집들이 떨어져 있다. 온양읍 대부분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사실로 확인된다. 남창에서 중광마을까지 풍경은 집들이 별로 없어 한적했다.
남창에서 중광마을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첫 번째 마을은 귀지마을이다. 이 마을은 십 수 년 전만해도 전통 흙 기와를 구워 내는 소규모 기와굴이 제법 많았다. 그러나 지금 기와 굴은 흔적이 없고 가끔 이륽 개조한 듯한 공장 건물이 눈에 띈다.

중광마을은 지나온 마을들과는 비교 되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크다. 자연석으로 만든 중광마을 표지 석도 웅장하다. 마을로 들어서자 논에는 물 가두기가 한창이다. 모판의 모가 제법 자랐다. 곧 모내기가 시작될 것 같다.

▲ 물이 깨끗하다. 산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분위기가 안온한 곳은 풍수지리 적으로 볼 때 사람이 살 수 있는 명당 터라고 한다.

마을 입구 밭에는 마늘잎이 누렇다. 마늘도 캐내야 하는 시기가 됐나보다. 중광마을은 대운산 주봉을 마주하고 집들이 지어져 있다. 남향과 서향이 뒤섞인 모양이다. 집들이 대운산 봉우리들을 향하면서 산의 정기가 대문을 향해 모여드는 형국이다. 대운산을 정원으로 가진 마을이다.

전체적으로 중광마을은 유럽풍 집들이 많다. 기와지붕의 전통 한옥보다 알프스 산자락의 뾰족지붕을 한 아름다운 집들이 한꺼번에 옮겨온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시골마을 치고는 규모가 대단했지만 위압적인 기분이 들지 않는다. 도리어 마을은 길손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한마디로 포근함을 안겨다 준다.

중광마을은 대운산을 가슴에 품었고 집 뒤로는 야트막한 산자락이 둘러져 있다. 여느 마을에서 볼 수 없는 부동산 중개소도 마을 입구에 한곳 있었다. 땅 거래가 된다는 이야기다.

중광마을은 온양읍내에서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요람이다. 대운산 3부 능선쯤에 마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덕분에 공기가 맑다. 물이 깨끗하다. 산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분위기가 안온한 곳은 풍수지리 적으로 볼 때 사람이 살 수 있는 명당 터라고 한다.

▲ 물이 깨끗하다. 산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안온한 곳은 풍수지리 적으로 볼 때 사람이 살 수 있는 명당 터라고 한다.

풍수전문가가 아니라도 중광은 전원주택지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양산시 웅상읍 서창까지는 대운산 고갯마루를 넘으면 된다. 약 15분여가 걸린다. 교통이 편리하다. 양산과 부산 사람들이 줄곧 중광마을을 찾는 이유다.

중광마을은 전원주택 전문 건설업자가 만든 택지는 한 필지도 없다. 개인이 그냥 살고 싶어서 마을을 찾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땅은 임자가 따로 있다고 한다. 어느 날 처음 온 사람이 좋은 집터를 구하는 경우가 허다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중광마을은 큰 들이 마을 앞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농작물도 풍부하다. 마을 사람들이 한낮인데도 잘 보이지 않았다. 추측컨대 도시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외지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대부분 지역이 그린벨트라서 실망한다고 했다. 그린벨트 해제는 온양읍 사람들의 화두가 된 듯하다. 중광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은 대운산 물이다.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중광마을이 천하 명당 터지만 집터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어떤 사람들은 중광에서 서창으로 고개를 오르다 보면 만나는 용당 마을에 집터를 구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중광마을에 살면 매주 즐거움이 넘치게 된다. 이유는 남창 장이 시골장터로는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남창역을 이용한 농·수·축산물이 남창 장터를 가득 하게 한다.

울주군 남부지역 5개 면의 중심지 남창은 역사적으로도 대단한 곳이다. 그만큼 둘러볼 곳도 많다. 남창역은 이미 오래전 근대문화유산이 됐다. 장터는 대한민국 독립만세를 외쳤던 울산지역 4곳 가운데 한 곳이다.

남창에서 승용차로 10여분이면 진하 해수욕장이 있고 15분여를 가면 간절곶이 있다. 진하 해수욕장을 가는 입구에 황토 찜질방이 있다. 그리고 서생포 왜성이 허물어져 가고 있지만 찾아가볼 만다. 서생포 왜성에 올라서면 진하 해수욕장이 눈 아래 펼쳐진다. 그림 같다.

▲ 분위기가 안온한 곳은 풍수지리 적으로 볼 때 사람이 살 수 있는 명당 터라고 한다.

중광마을에 터를 잡는다는 것은 이런 여유를 한꺼번에 가질 수 있음이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은 중광마을의 프리미엄이다. 울산과 부산 고속도로는 온양IC를 이용하면 된다. 굳이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아도 부산과 울산은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기차는 하루 10여회가 남창역에 정차 한다고 한다. 기차를 타고 부산 해운대로 가면 차창으로 끝없는 동해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동해 남부선이 복선화 되는 2015년이면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이 지역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때쯤 되면 중광마을은 제법 비싼 대가를 치러야 집터를 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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