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월산 산내마을 성동
함월산 산내마을 성동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6.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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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시내 살다 들어온 사람들이 지은 근사한 집들도 있다.

도심에서 10여분이내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은 없을까, 고민하다 찾아간 곳이 중구 함월산 산속 성동마을이다. 성동마을은 울산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오지마을이다. 함월산 깊숙한 성동마을은 지금 모를 내느라 분주했다.

중구 성안동 중구 구민운동장을 찾으면 성동마을 진입로를 만날 수 있다. 중구 입화산 옛길 팻말을 보면 구민운동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이 있을까 궁금해질 즈음에 멀리 큰 절이 우뚝하게 보인다.

규모가 제법 큰 절이다. 이 절은 마을 입구에 있고 마을은 절을 마주하고 선 상태에서 우측 산자락 모두가 마을인데 규모는 크지 않다.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사람에게 물으니 성동마을 전체는 약 70여 가구가 살고 있다고 했다. 그냥 보기에는 10여 가구 정도인데 숲속에 띄엄띄엄 집들이 보인다.

성동 마을은 함월산 심장 위치에 있다고 해도 될 만큼 골이 깊고 넓다. 산속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을에 들어서도 절 입구 단독주택에서 개짓는 소리가 났고 그 외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

마을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그런 느낌이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니 오래된 마을이다. 아직도 흙 담장을 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만큼 마음이 넉넉해지고 정겨운 마을이다. 길가 울타리는 장미가 활짝 피었다.
이 마을은 수년전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택지로 개발된 성안동에 눌려서 사람이 사는 마을인지도 몰랐다고 하지만 도심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제법 올랐다고 한다. 마을 앞 산 정상 부위에 개발된 성안동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위치에 따라 평당 2백만 원은 생각해야 마음에 드는 집터를 고를 수 있다고 한다.

▲집 주변에 텃밭이 잘 가꾸어져 있다.

그러나 적당한 집터는 70만원에서 10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하니 만약 이곳에 집터를 마련하려면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남향이다. 물론 생긴 터에 따라 동향도 있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남향을 하고 성안동 아파트를 바라보는 형국이다.

이 마을의 장점은 도심이지만 산골이라는 맛이 독특하다. 울산의 진산이라 불리는 함월산 속에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변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서 개발이 더딘 곳이다. 길가에 아카시아가 듬성듬성 하고 수백 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소나무들도 성동 마을에 멋을 보탠다.

중구 구민 운동장이 500여m 거리에 있다. 또 함월산 자락을 도는 옛길이 잘 조성돼 있다. 입간판에는 입화산 이라고 했다. 간판대로 하자면 입화산 옛길, 또는 둘레길이다. 이 길은 수십 년 전 성안동이 개발되지 않았을 때, 산자락마다 마을들이 있던 시절에 마을 주민들이 다니기 위해 마련된 길이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이 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주요 소통 길이었다.

지금은 자동차가 없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되면서 옛 길들은 묵은 길로 남았고 낙엽에 묻혀서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 그 길들을 중구청이 황금을 발견하듯 찾아낸 것이 오늘날 입화산 옛길이다.

▲마을 진입로다. 옛길 입간판이 잘 정비돼 있다.

입화산 옛 길은 주말에 사람들로 넘친다. 과거 논두렁길을 목재 데크 등으로 다듬어서 만들어진 길은 아름답다. 이 길을 따라 아카시아 꽃이 피었던 때는 꽃향기가 일품이었다고 마을 주민들은 이구동성이다. 둘레 길은 중구 어디서 접근해도 길을 잃을 일이 없다. 주어진 시간만큼 걷다가 내려가면 된다.

가장 긴 코스는 다운동 테크노파크 입구에서 중구 장현동 까지 이다. 물론 중구청 청사 뒤편에서 이 길에 들어서는 사람들도 있다. 성동 마을은 입화산 옛길의 중심쯤에 해당된다. 이런 곳에 동동주 한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지만 나 혼자만의 상상이다.

▲성동마을 진입로다. 옛길 그대로 남아있는 옛길은 걷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준다.

산의 능선이 부드러운 곳 성동마을은 함월산 산 속 마을 가운데서는 규모가 큰 마을이었다. 그만큼 살기가 좋았다는 뜻도 된다. 마주보는 성안동 도심지역 보다 성동마을이 훨씬 삶에 여유가 있다.

성안동 시멘트 담 벽을 벗어나는 순간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음은 행복이다. 누구나 이런 곳에 집을 짓어 살고 싶어 하지만 마음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작 출퇴근을 걱정하는 직장인들이 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다면 성동 마을을 찾아가 보는 것을 권한다.

도심의 번잡함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찾아가볼 만 한다. 찾아가서 첫 번째 하는 말이 “울산 도심에서 우째 이런 곳이 아직도 남았을까” 이다. 이곳에 터를 잡으면 우선 교통이 사통팔달이다.

성안동으로 올라오지 않아도 미로처럼 연결된 거미줄 도로망이 있다. 시내로 나오기 위해서는 성안동 방향을 택할 수 있지만 경주나 호계 방면으로 나가려면 샛길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싱싱한 채소류를 직접 재배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음은 이 마을에 사는 덤이다.

사실 오래전에 이 마을에 땅을 사 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묵은 땅들이 많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을거리는 늘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도심에서 승용차로 10분이면 누구도 손대지 않은 청정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 마을이 바로 성동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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