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우울증, 20대 ‘조울병’
60대 우울증, 20대 ‘조울병’
  • 걍경수
  • 승인 2013.06.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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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은 자신감의 결핍이자 의지의 박약이다. 자기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에 자신이 없고 의지가 약할 때 빠지는 감성이 불만이다.

반면 자신감이 있는 사람일수록 불만스런 현상을 타파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현상에 만족할 수 있도록 자기의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상에 만족하는 마음, 곧 ‘만족을 아는 마음’을 가다듬기란 쉽지 않다.

‘만족을 아는 것이 진정한 만족이라 느니, 재산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만족을 아는 마음이 없는 것’ 이라는 말은 그저 하기 좋은 경구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과연 몇이나 만족을 알고 주어진 현상에 만족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최고의 노후설계 전문가라는 강창희씨가 최근 100세 시대 생존전략에 관한 책을 펴냈다. ‘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는 다르다’ 라는 제목을 달았다. 책에서 저자는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은퇴자와 예비 은퇴자의 불만을 소개한다. 은퇴 후 멋모르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낭패를 본 경우도 등장한다.

자식들 뒷바라지와 앞으로 먹고 살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50대 베이비부머의 얘기는 일상이다. ‘등 따시고 배 부르게’ 노후를 보내는 대기업 임원 출신 은퇴자의 푸념은 사치로 비쳐진다. 철저한 노후 대비 탓에 은퇴 후 그는 돈 걱정 하나는 확실히 붙들어 맸다.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취미생활도 해볼 만큼 해봤다.

어느날 부터인가 갑자기 모든 것이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했다 하더라도 정작 필요한, (의미있는) 인생 설계가 안되어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극복해야할 다섯가지 리스크로, 장수 건강.자녀.부동산.저금리를 제시한다.

그중에서 그는 자녀를 가장 ‘걸림돌’로 꼽았다. “자식에게 섣불리 쓰지도 말고 남기지도 말라”고 충고한다. 또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노후 준비냐”는 질문에는 ‘OECD 국가중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을 들먹인다.

그리고는 “이제까지의 인생 공식은 깡그리 잊고 30년 벌어서 60년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조언한다. 결론은, ‘준비없이 오래 사는 것은 재앙’이라는 것이다. 그런대 50대 베이비부머의 노후 걱정이나 60대 은퇴자들의 ‘인생 허무’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인세대들의 ‘우울증’ 못지않게 이번에는 20대 사회 초년생들의 ‘조울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다. 정신계 계통의 질환중 하나인 ‘조울병’은 기분이 고조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조증과 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빠져드는 우울증이 교차하는 병이다.

기쁨과 슬픔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왔다 갔다 하는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변덕이 죽 끓듯, 희로애락의 감정 기복이 심각한 질환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매년 ‘조울병’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20대 환자수의 증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는 분석이다. 기뻤다. 슬펐다를 반복해 양극성 장애로 불리는 ‘조울병’이 20대에 두드러지는 것은 정서적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

20대 사회 초년생이 겪어야 하는 무한경쟁의 사회환경이 발병원인으로 짐작되고 있다.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에서 이들의 발버둥이 어떠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또 직장을 잡았다고 해서 승승장구하는 것도 아님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또 얼마나 처절했을 지 애틋하다.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은 ‘조울병’이 우줄증에서 시작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부담감.사회불만이 쌓여 감정 조절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오고, 직장을 잡은 후에도 살아남기 위해 무한경쟁에 내몰린 20대, 은퇴세대 못지않게 사회가 그들을 살피고 보듬어야 할 이유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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