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 우수사례 발표는 어떨지..
예산낭비 우수사례 발표는 어떨지..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7.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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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은 주로 지방세에 의존한다. 나라살림을 위해 조세수입이 있듯이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세를 걷어야 지역살림을 꾸릴 수 있다.

조세수입인 세금 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세외수입이란 것이 있다. 각종 수수료와 벌과금. 입장료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같은 수입만으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전한 재정을 확립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세외수입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무원들이 재원 발굴을 위해 시장을 누비고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고 있는 현실이다.

울산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다른 지자체보다 지방세 수입이 많고 시민들의 경제수준이 높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울산시는 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세외수입증대 우수사례 발표회를 가졌다. 각 실.과에서 참가한 실무팀이 직접 자신들의 사례를 설명하고 실적을 발표했다.

세외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산매각및 임대수수료 실적에서부터 사용료.수수료 징수성과 등이 소개됐다. 그러나 이날 7개 우수사례{ 발표에서는 담당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로 원가절감효과를 본 사례가 크게 돋보였다.

시 환경자원과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해 스팀을 생산했다. 이 스팀은 기업체에 공급돼 효성용연공장의 경우 65억원 상당의 생산원가 절감 효과를 봤다. 울산시 경영수익도 72억원에 이른다.

앞으로 소각장 증설을 통해 스팀생산을 늘리면 시와 기업체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수도 사업본부는 기존 배수관망을 구축해 유수율을 크게 높였다. 89%에 달하는 유수율이 상시 유지됨으로써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1천41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담당 공무원들의 기술 습득과 팀웍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남구청의 고래바다여행선 운영도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63회 운항에 1만8천700여명이 이용해 2억8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환경사업소의 성암매립장 자원화사업이나 중구의 입화산 야영장 운영사업도 세외수입 우수사례로 평가받았다.

국가원수도 세일즈외교에 나서는 판이니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이 지방재원을 늘리고 알뜰살림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더 분발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참에 울산시와 기초자치단체에 제언하고자 한다. 이번에 울산시가 세외수입사업 우수사례를 발표했지만, 모든 일에는 우수사례가 있듯이 실패의 사례도 있는 법이다.

무엇을 잘 하려다 시행착오를 겪는 그런 경우를 말하고자함이 아니다. 관행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일은 없는지 돌아보자는 것이다. 또 그런 사례를 애써 외면하거나 덮으려는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이 없는지 스스로 성찰의 기회를 갖자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부활됐을 때 가장 우려했던 점은 고비용.저효율, 그리고 무책임성이었다. 또 민선단체장의 비리와 전시성.선심성 행정행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무분별한 예산낭비 사례는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안전장치도 없는 투자사업에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단체장의 선심행정도 도를 넘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세외수입 창출도 좋지만 예산낭비 사례 발굴과 재발방지 대책은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울산시의 ‘예산낭비 우수사례’ 발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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