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늙어간다는 것
건강하게 늙어간다는 것
  • 강경수
  • 승인 2013.07.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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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인간의 수명을 얼마나 연장시킬 수 있을까? 과학자라고 해서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수명이다.

노화를 늦추는 것도 그렇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체의 노화는 시작된다. 끊임없이 사용하는 기계처럼 세월이 지나는 동안 인체도 소모되어 기능이 약화된다, 병과 충격에 대한 저항력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뇌나 근육같은 신체 부위는 차츰 발달해 서서히 기능이 떨어지고 약해진다.

그러나 피부나 세포.혈구 같은 부위는 죽는 날까지 새로운 것이 생겨나 낡은 것과 대체된다. 이런 세포도 이상(異狀)을 피할 수는 없다. 피부세포는 탄력성을 잃게 되고 신경세포는 그 싱싱한 감수성을 상실한다.

이와같은 노화현상을 늦추고 싶은 것이 인간의 염원이다. 이에 대한 연구도 많다. 어떤 연구자들은 노인에게 호르몬 주사를 놓아 젊은 사람과 같은 호르몬 수준을 유지하려 했다. 세포의 신구 교체를 거의 무한대로 지속시킨다는 시도였다.

물론 계속되리라는 믿음은 수포로 돌아갔다. 또 노인의학 전문가들은 노화현상이 화학적 반응의 결과라는 성과에 도달했다. 쥐를 통해 반응을 거꾸로 진행시킴으로써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화의 진전이 늦어지는 듯한 경우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이론상으로는 노화를 방지하고 늦추는 여러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의 수명 또한 현재의 2배로 연장할 수 있다는 학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것이 식사조절에 의한 수명연장이다, 동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고루 갖춘 균형있는 식사를 일정기간 쥐에게 제공했다. 칼로리를 보통의 5분의3을 줄이자, 수명은 5분의 2가 연장됐다.

신체의 노화나 노화에 따른 각종 증세도 비실험 동물보다 40% 정도 늦게 나타났다. 무절제한 식사가 단명을 자초하고 적당한 식사조절이 장수를 보장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다만 어떤 식사가 장수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연구중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는 ‘제20차 세계 노인학.노인의학대회’라는 것이 열렸다.

이 대회는 노인의 건강과 복지,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1950년에 창립됐다. 전세계 회원이 4만5000명이나 되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노년학 전문 단체다.

이번 대회에서도 노인건강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제언이 쏟아졌다. 귀가 솔깃한 조언에서부터 시시콜콜한 건강상식이 소개됐다. 100세 시대를 살게 된 노인들이 전문가들의 건강비법 강연에 관심을 보였다.

어떤 연구원의 ‘65세 이상 노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삶의 질 사이의 관계’ 분석 결과가 주목을 받았다. 비타민D 농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우울하고 수면시간도 짧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노인들은 “제철 과일과 채소를 가까이 하고, 짜게 먹거나 과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붉은색 육류는 가급적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물론 노인에게는 ‘잠이 보배’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식사관리 못지않게 수면관리가 노인건강의 첩경이라는 것이다.

예방의학 권위자인 모 교수는 한국 노인의 건강에 관한 자료를 제시하고 국가의 건강관리 정책을 소개했다. 또 노안질환의 대표나 다름없는 고혈압과 당뇨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했다. 고혈압과 당뇨는 2차 검진 대상이며 정부의 등록.관리사업이라는 점을 알려줬다.

심혈관이나 뇌혈관 환자. 치매환자는 지역 또는 권역별 센타를 이용하기를 권고했다. 통계청 자료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30년 34.3%, 2060년엔 40.1%가 되리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인구 10명 중 3~4명이 노인이라는 얘기다. 건강하게 사는 법을 미리 터득해야 한다는 암시다.

수백년을 살았다는 최초의 인간 아담도, 결국은 늙어 죽었다. 늙지 않는 방법은 묘연하고 죽음을 피할 수는 영구불능이다. 사는데 까지 살되 건강하게 사는 도리뿐이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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