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손실이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 파업 손실이 문제가 아니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3.09.0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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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올해 임단협이 심상찮다. 사내 하청 노조문제 또한 난항이 예고됐다. 이런 가운데 회사측은 올들어 지금까지 매출 손실액을 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파업도 시작되기 전에 손실규모가 2조원대라니 뜻밖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75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세부사항까지 포함하면 180개이며, 이들 요구안 중에는 회사측이 수용할 수 없는 사안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년 61세 보장’등이며 노조측 요구와는 달리 회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별 안건을 놓고 교섭을 벌인다 해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거나 협상 자체도 오래 끌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초 협상이 결렬되자 20일부터 24일까지 조업중단과 잔업거부등의 실력행사에 나섰다.

또 지난 24일에는 휴일특근을 거부했고 26일 역시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회사측 주장대로 라면 지난 20일부터 5일 동안 벌린 파업과 특근거부로 1만5625대의 자동차가 생산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3천2백억원 규모다. 26일의 부분 파업과 앞으로 있을 조업중단 등을 포함하면 현대차의 올 손실 규모는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회사측이 밝힌 2조원대 손실 규모는 올 3월 휴일 특근 거부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지난해 3월 주간 2교대제가 처음 실시되자 노조는 수당등을 이유로 휴일특근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8만3000여대의 자동차 생산이 중단돼 1조7000억원 이상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2교대제 근무의 수당지급 문제만을 놓고 벌인 휴일특근 거부가 눈덩이처럼 매출손실을 가져온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현대차노조가 제시한 임단협 요구안이 거부되고 부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가 입을 매출손실은 어느 정도일까. 2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천문학적 규모까지 우려된다. 이런 예상은 지난해의 경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현대차 노조는 총 28일간의 파업과 특근 거부로 회사측에 1조7천여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혔다. 특히 올해는 노조측 임단협 요구안이 회사측이 수용하기에는 다소 무리한 데다 회사측 입장도 강경일변도로 치닺고 있다.

오너는 공장 물색을 위헤 미국과 중국등을 방문하고 있고 회사 경영진도 ‘국내 생산물량 대폭 축소’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노조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노조 또한 회사측 강경입장에 대해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최근 있었던 고위급 경영진의 ‘노조 요구 절대 불가’ 발언등에 대해 ‘노사관계 파탄’이라 비난하고 있다. 사활을 건 전면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임단협 협상이 명분과 실리보다는 자칫 감정대립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게다가 사내하청 노조문제까지 화약고다.

회사와 사내 하청 노조간의 실무협상이 초반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말하자면 ‘노노갈등’이 회사를 더욱 더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사내하청 노조의 울산.전주공장 지회와 아산지회간의 불협화음이 생긴 것이다.

지난 23일 예정됐던 노사 실무협상도 이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정규직 노조의 파업과 사내 하청노조의 불화가 회사 발목을 잡은 격이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문제가 아니라 노사갈등과 노노갈등이라는 케케묵은 악습이 되살아날까 그것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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