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릴 여성파워시대
못 말릴 여성파워시대
  • 강경수
  • 승인 2013.10.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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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를 비교할 때 흔히 쓰이는 말이 있다. “여자는 깊게 보고 남자는 멀리 본다. 남자에게는 세계가 심장이고 여자에게는 심장이 세계”라는 따위 등이다.

또 남자를 대낮으로, 여자를 달밤으로 비유한다, “가장 어두운 한낮이라도 가장 밝은 밤보다는 밝다”는 뜻이다. 치켜세우듯 하면서 은근히 여자를 업신여기는 말은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다 남성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말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자보다 조금밖에 알지 못하면서 훨씬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웃는다. 중국의 역경(易經)에도 같은 뜻의 글이 실려 있다.

“여자는 안에서 자리를 정립하고 남자는 밖에서 자리를 정립한다”며 남녀의 한계를 강조한다. 여성은 안에서 살림이나 충실히 하고 남성은 사회로 진출해 큰일을 해야 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나“아는 것은 적지만 이해하는 것은 많다”는 식의 여성관은 시대착오적이다. 기실, 여성은 똑똑하고 남성을 앞질러 가고 있는 현실이다. 지식도 앞서고 체력도 추월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남성의 위기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처럼 한국사회가 ‘남성천국’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착각이다. 1973년 말 당시 문교부는 대학입학 예비고사 합격자 발표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여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남학생보다 6점, 그리고 합격비율도 5.4%나 높았다. 이미 그 때부터 여성이 남성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었다.

그 이후 줄곧 대입 예비고사에서 여학생이 우위를 차지했다. 남녀공학 대학에서 수석 졸업생이 여학생인 것은 말할 것 없고 최근에는 육군사관학교 수석도 여자생도에게 돌아갔다. 학업뿐 아니라 체력면에서도 남학생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한 때 탁구를 비롯한 농구.배구등 국위를 선양한 스포츠도 여성 몫이었다. 급기야 골프에서 한국여성들이 번갈이 세계 정상에 오르고 있다. 이게 다 아들 중시의 풍조 속에서 딸들이 독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학업뿐 아니라 사회진출에도 여성이 우위를 보인지 오래다. 물론 남성 편에서도 할 말은 있다.

성장기 까지는 여성이 지능지수가 높을 수 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여성이 남성과 대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실이 그럴까. 아니다 생리학적이나 역사적으로 남성우위는 불변의 진리라 하지만 그 또한 오해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다.

취업전선에서 여학생들에게 밀려난 남학생들은 자기네들 끼리 이런 넋두리를 한다. “군대 때문에 2년 이상을 허비하고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감당까지 해야 하니 경쟁에서 어찌 여학생들을 이길 것이냐” 일리있는 항변이다.

그렇다고 여성의 학업성적이 남상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뒤엎을만한 논리는 희박하다. 분발은 하되, 차라리 여성의 역전을 인정하는 편이 나을 성 싶다. 남자나 여자나 다 제 하기 나름인 것이 세상 이치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교육부가 충격적인 조사통계를 내놨다.

‘최근 3년간 학생건강 체력평가 통계자료’는 한마디로 여학생 체력이 남학생을 앞질렀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체력평가를 한 결과 하위등급인 4.5등급의 남학생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토실토실한 여학생보다 비실비실한 남학생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타고난 건강 평가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못했고, 운동기능인 체력조사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근력이나 심폐지구력도 뒤지고, 순발력이나 스피드 등 운동기능도 여학생보다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니 학업성적도 남학생이 나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수학을 제외하고는 전 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을 추월한 지 이미 오래다. 이러다간 힘센 아내들에게 매 맞는 남편이 늘어날 듯싶다.때는 여성파워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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