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폭력은 괜찮은가?
드라마 폭력은 괜찮은가?
  • 정은영
  • 승인 2013.11.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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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방송사의 드라마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9일 모 방송사의 주말 연속극을 보다 깜짝 놀랐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다툼을 하는가 싶더니 한 여자가 바로 따귀를 때렸다. 한데 엉겨 붙어 머리채를 잡는다.

주말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TV드라마를 시청하는 마당에 난투극이 왠 말인가.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근래 들어 주말 드라마에서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나 가방으로 상대를 후려갈기는 내용들이 그대로 방영되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편이 아내를, 부모가 어린 자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듣기도 거북한 언어폭력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요즘 안방 드라마의 대세다

폭력이 정당한 자기 방어적 수단처럼 이용되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사회풍조다. 우리는 그간 수많은 폭력을 경험 했다.

2년여 전에만 해도 학교 폭력이 심각했다. 초등에서 고등학교까지, 폭력은 학교 사회문제로 야기됐다. 결국 경찰이 학교 주변 치안에 내몰렸다. 그 후 각 급 학교에서는 지킴이 봉사자 즉 보안관 아저씨를 고용했다. 또 학교 구석구석에 방범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한바탕 어려움을 겪고 난후 학교 폭력이 잠잠해졌다. 이는 정부의 철저한 폭력 근절 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역할이 큰 방송사 드라마에서 대화 보다는 주먹이 먼저라는 듯 수시로 폭력이 난무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방송사는 즉시 이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끼리의 폭력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영화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것도 영화라는 특수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봐주고 있다. 그나마 극장이라는 비교적 한정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는 대사 가운데 70% 이상이 욕설과 폭력이다. 물론 대중이 이런 영화를 원하기 때문에 제작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수준 문제가 아니라 이를 관람하는 영화 관객들의 수준을 한탄할 수밖에 없다.

또 불륜 드라마의 경우 15세 이하는 시청을 불가 한다는 자막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제대로 지키는 가정은 많지 않다. 불륜 내용이 그대로 안방까지 전달되는 현실에서 폭력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

방송 드라마에서 욕설이나 폭력은 배제돼야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볼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륜 드라마는 가족 관계 해체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우리가 격투기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격투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자신이 직접 격투기를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 대리만족도가 폭력 드라마의 시청률을 높이는 일등 공신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TV드라마는 각 가정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다. 높은 시청률을 앞세워 폭력을 미화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 폭력은 미래 세대를 이끌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미친다. 폭력물들이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학교폭력의 증가, 비행 청소년 증가 등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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