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소에서 ‘길’은
새 주소에서 ‘길’은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4.01.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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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새 주소가 시행되고 있다. 새 주소는 도로 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정부가 수년간 추진해왔던 것이다. 정부는 도로 명 중심의 선진 주소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아직 새 주소 명칭 대한 이해가 부족해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민원인들을 하루 종일 상대해야 하는 동 사무소 공무원들까지도 새 주소 명칭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새 주소 명이 OO시 O구 OO길 OO (OO동, OO 아파트)로 되어 있다. 여기서 길에 대해 한자 표기는 어떻게 하는지 일선 동사무소 공무원들에게 물었다. 대답은 “길은 순 한글 표기입니다”고 했다. 또 다른 동사무소를 갔다. 여기서도 대답은 한 결 같이 한글 표기라고만 말했다.

그래도 중국으로 편지를 보낼 때 한글 표기를 한자 표기로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민원인이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을 한자로 길(吉)이라고 써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인터넷 검색을 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정부는 일선 동 사무소 공무원들이 민원인을 만나는 최 일선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들부터 새 주소록 표기법에 대한 교육을 확실히 시켜야 한다.

답답한 공무원들의 대응에 민원인들은 어리둥절해야 했다. 새 주소는 앞으로 잘못된 부문을 고쳐 나갈 것이다. 하지만 당장 중국 등 한자 문화권으로 우편을 발송해야 하는 국민들은 그냥 길(吉)을 써야 했다. 택배 회사들도 설을 앞두고 새 주소 체계로 어려워하고 있다. 기존 주소 옆에 새 주소를 표기해야 할 판이다.

새 주소 전환을 전화번호 바꾸듯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높다. 도로 명 주소부여는 번지 중심 주소보다 한층 개량된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헷갈린다. 한자 표기도 마찬가지다. 길을 한자로 어떻게 써느냐고 묻는 사람이 나 혼자뿐이면 상관이 없다.

집으로 배달돼 오는 택배물품도 아직은 옛 주소다. 점차 나아지겠지만 하루 빨리 개선 돼야 한다. 안착이 늦어질 경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아파트 평수를 평방미터로 하는 법을 몇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평수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강력히 평방미터 제도를 시행토록 했지만 분양업체들은 평방미터 옆에 괄호를 해서 기존 평수를 표시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평수 개념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분양 업체들은 청약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그들을 위한 표기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평방미터 보다 평수를 크게 표시하는 분양 전단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새 주소 표기법은 앞서 말한 아파트 평수 개념과는 다르다. 정부가 국민 불편 사항을 시시각각 정비해서 빠른 시일 안에 안착되도록 해야 한다.

일선 공무원들도 새 주소 명에 대해 그냥 한글 표기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민원인 앞에서라도 안행부등에 질의를 해서 곧바로 알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일선 공무원들이 새 주소 표기법에 대한 상식이 풍부해지도록 지자체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 새 주소 표기법을 순 한글이라고 말하는 공무원들이 다른 민원 건에 대해서도 무덤덤할까 걱정이 앞선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국민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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