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졸업의 의미
조기졸업의 의미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4.02.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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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대학 졸업시즌이다. 취업이 확정된 학생들은 당당하게 졸업식장에 나타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졸업식도 하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지고 없다.

각 대학들도 이맘때쯤이면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률을 조사하고 있다.

물론 최종 취업률은 3~4월이 돼야 나오지만 현재 취업률이 낮은 경우 그 때 가서도 결국 취업률이 높게 나오지 않는것에 대학들이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교 마다 취업담당실과는 한 명이라도 더 취업을 시키기 위해 기업체를 찾아나서는 시기가 요즘이다.

취업난이 심화되자 각 대학교마다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울산지역 대학들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모 대학의 경우 졸업학점을 이수해놓고도 취업할 때 까지 졸업은 미루는 현상이 대학 재학생 수를 늘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한다. 졸업을 시켜야 하는 대학들이 해결해야 하는 난제(難題)가 된 것이다.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나면 대학이 자신의 취업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취업할 때까지 대학생 신분으로 버티기 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런 현상은 또 다른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모 대학의 경우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기 시작해서 올해는 이달에 졸업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졸업을 미룬 경우가 전체 졸업 예정자의 30%를 웃돌았다. 이런 학생들로 인해 대학들의 고민은 심각하다. 캠퍼스가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우선적으로 학생 수 증가에 대안을 마련 중이다. 졸업학점을 이수한 학생들은 아예 도서관에서 온 종일을 보낸다. 실제로 일반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려 해도 졸업예정자들이 재학생으로 남아 도서관을 일찌감치 점령해 버리는 바람에 도서관 자리 잡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학생들은 4년 만에 졸업하는 경우를 두고 조기 졸업이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학하고 나서 빠르면 6년 만에, 아니면 8년에서 10년까지 대학에 학적(學籍)을 두고 있다.

그래서 4년 만에 졸업하는 경우를 두고 조기졸업생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고 하니 이런 학생들로 인해 대학이나 학부모들의 부담이 예사롭지 않다. 학부모들은 취업해야 하는 자녀가 10년간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자신의 노후를 위해 예금할 여력이 없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이미 됐다고 한다.

학생들은 스무 살에 대학에 입학해서 서른 살이 되도록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 근래 학생들의 학업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무덤덤하다. 이런 학생들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학부모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죽을 판이다.

젊은이들의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그런데도 정치판은 이들의 취업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 통합과정에서 연금지급 나이가 늦어지면서 공무원을 비롯한 일반기업의 정년을 늘이는 것을 검토한다고 한 적이 있다.

젊은이들의 취업을 위해 정년을 줄여야 하는 것이 이치인데도 도리어 정년을 늘이는 방안을 연구 검토 하고 있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정년을 줄이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면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면 된다. 젊은이들을 위해 직장에서도 조기 퇴직 바람이 불어야 한다. 조기퇴직 하는 직장인에 대해 정부가 보상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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