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自律)은
자율(自律)은
  • 정은영
  • 승인 2014.03.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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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自律)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남의 지배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가 세운 원칙에 따라서 스스로 규제하는 일’이라고 한다. 일선 고등학교의 경우 시교육청의 지시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자율형 고등학교가 있다.

이 외에도 자율이라는 의미는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학교에서 교복을 학생들 스스로 입게 하는 경우 교복 자율화라고 한다.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자율화를 실시하는 학교가 많다. 이는 개성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창의적 학습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자율은 칼과 같아서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스스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남에게 까지 피해를 입힌다면 이는 사회적 문제로 까지 비약할 수 있다.

최근 오는 3월 신학기를 앞두고 교복 값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나섰다. 정부가 나선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교복 값은 학부모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생활물가지수이기도 하다.

교복 값이 상승하면 학부모들은 다른 부문에서의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다. 올해는 정부가 간 크게 교복 값 자율화를 발표했다가 되레 혼이 난 경우가 됐다.

교복 제조업체들이 교복 값 자율화 발표가 있자 곧바로 물가 상승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업체별로 다르기는 해도 지난해보다 평균 50% 이상 인상을 시도 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깜짝 놀랐다. 그래서 자율화 보다는 제도적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여러 정책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복은 한 벌 당 가격이 업체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담합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자율화 내세운 것 같다. 그러나 교복 업체들은 이때를 기회라 생각하고 가격을 너무 올려 버렸고 정부가 다시 단속에 나선 보기 흉한 경우가 됐다.

교과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과서 값을 자율로 했더니 교과서 업체별로 다르기는 해도 최고 70%까지 책값을 올려 버린 것이다. 올려도 너무 올리는 바람에 이 또한 정부가 나서 적당한 가격을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권장하고 나섰다면 이미 자율화는 물 건너 간 것이다. 자율화 정책을 잘 이용하면 업체들이 손해를 볼 일이 없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너무 이익을 추구하다보니 심하게 가격 인상을 해 버렸고 학부모들이 불만을 쏟아내자 정부가 해마다 어느 정도 이상을 인상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하게 됐다.

자율에 대한 예를 하나 들면 어머니가 집에 놀고 있는 아이에게 시장에 갔다 올 테니 집밖에 나가지 말라고 한 후 시장에 갔다. 아이는 어머니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집밖에 나갈 수 없다. 아이는 시계를 보면서 어머니가 돌아올 때를 학수고대 한다. 기다리는 시간도 무척 지루하다. 심지어 미칠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

만약 어머니가 놀고 있는 아이에게 집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시장에 갔다면 아이는 어머니가 돌아왔어도 크게 지루한 줄 모르고 놀이에 열중하고 있을 수 있다. 이것이 자율과 강제의 차이다.

그래서 정부는 되도록 규제정책에서 탈피해 자율정책을 추진하고자한다. 하지만 이번 교복 값이나 책 값 처럼 자율화를 시행했는데도 국민의 불만이 높을 만큼 가격 상승을 조절하지 못했을 경우 결국은 정부가 개입해야 하고 업체들이 느껴야 하는 정부규제에 대한 부담감은 높아지게 된다는 점이다.

각종 단체들도 늘 자유를 외치지만 결국 방종으로 인해 제도권의 제제를 받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경제가 어렵다. 가장 민감한 교복, 책값에 대해 이참에 정부는 단단히 업체들의 이익 창출에 대해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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