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화합이다
이제는 화합이다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4.06.10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삿대질도 했다. 험한 욕도 퍼부었다. 그것도 그냥 입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고성능 스피커를 들이 대놓고 어찌 퍼부어야 상대 후보 얼굴에 흠집이 더 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입술이 새파래질 때까지 원도 한도 없이 퍼부었다.

총알이 아니라 네거티브라는 신종폭탄을 들이붓듯 했다. 네거티브 폭탄 공격을 받은 상대방 진영이 혼란스러울수록 신이 났다. 어깨춤을 추었다. 학교 선후배도 없던 인간 상실의 전쟁터 그것은 선거였다.

민주주의 꽃이라고 입만 열면 강조했던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 아니었다. 후보뿐만이 아니라 후보를 지지하던 층이 갈리면서 평생 원수가 되는 선거는 이제 막을 내렸다. 과연 그것이 바라던 모두가 바라던 선거였을까,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

자 이제 투표는 끝났다. 당락도 판가름 났다. 이긴 자와 진 자만 우두커니 남은 전장 터는 황량하다. 이런 황량한 전장 터를 만들기 위해 지난 선거기간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결국은 상대방을 자글자글 씹어야 하는 선거를 치러버리고 만 지금 후보들 뿐 만이 아니라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도 화합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다.

선거 때 가졌던 감정은 선거 끝나고 2일에서 5일 이내 풀어야 한다. 물론 승자가 찾아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패배했던 후배가 찾아가도 좋다. 누가 먼저는 없다. 먼저 찾아가서 화해의 악수를 하는 측이 큰 사람이고 진정 울산 발전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선거 때의 앙금은 이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고 원수처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안하다. 부모를 죽인 원수도 아닌데 차기 선거까지는 4년이 남았는데 원수로 살 필요가 없다.

울산에서도 당선 보다는 몇 배로 낙선한 후보들이 많다. 이들은 최소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마음을 추스르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데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또 열심히 노력하면 4년 후 결과는 나쁘지 않다.

그러니 지금 서로 화합하고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도 환한 미소를 보내자. 그것이 선거가 민주주의 꽃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낙선한 후보에 대해 인간적으로 동정하고 있다.

이 동정은 연민이다. 당선자에게는 앞으로 4년간 울산 발전을 위해 머슴으로 열심히 일할 것을 주문하는 마음이지만 낙선자에게는 다시 한 번 4년 후를 기약하라는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

특히 당선자는 함께 경쟁했던 낙선후보들과 화해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 때는 필패의 쓴 잔을 들게 될 것이다. 당선자는 낙선자와 화해하고 낙선자의 공약 가운데서 정작 울산 발전에 필요한 것은 채택해 추진해야 한다.

이미 끝난 선거지만 신호등 마다 각 진영 후보가 색색의 유니폼을 입고 섞여서 후보를 홍보 했듯이 지금 부터는 다시 섞여서 울산을 위해 일하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여야 한다. 6.4 선거는 이미 흘러간 물이고 지난 역사가 됐다. 가버린 것을 두고 왈가왈부 하지 말자.

그도 나도 울산을 위해 일하겠다고 출마하지 않았는가. 당선자가 나대신 울산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믿으며 응어리진 마음을 내려놓자. 인간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 가운데 하심(下心)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내려놓으면 그는 도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심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진정 실천하기는 너무 어렵다. 매도 먼저 맞는다는 말이 있다. 화해를 위해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