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를 겁내는 의원은 없나
유권자를 겁내는 의원은 없나
  • 정은영
  • 승인 2014.07.16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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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4 지방선거는 최소 울산에서 만큼은 새누리당의 독식을 가져왔다. 전국에서 이렇게 몰표를 준 경우는 없다. 유일하게 울산에서만 있었던 선거였다.

그 결과에 보답하듯 시와 일부 구 의회에서 개원을 앞두고 감투싸움으로 다투는 모양이 꼴사납다.

시의회부터 초선과 재선의원들 간의 감투싸움이 알려져서 도마 위에 굴러다니는 모양새가 됐다. 울산 사람이라면 시의회 감투싸움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울산시 6대 시의회는 전반기 의장에 박영철 재선의원을 의장으로 하는 모양새로 출발하는 듯 했다.

그러나 며칠 후 초선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란 분위기로 돌변했다. 박 의원이 아닌 다른 의원이 의장으로 잠정 내정됐다는 말이 나돈 저녁 어느 상가(喪家)에 갔더니 온통 시의회 감투싸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날 상가에는 외지인들도 많았다. 그들은 울산시의회 감투싸움에 대해 웃었지만 가관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상황은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며칠 뒤부터 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구성이 당초 밝혀진 대로 박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

이것도 초선의 반란으로 의장에 내정된 측의 제안으로 이뤄진 일이라는 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전반기 의장단이 지방정부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지나 않을까 유권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힘을 빼버린, 그래서 무장해제 된 상태의 집행부가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의회 감투싸움은 시의회에서만 불거진 것은 아니다. 동구의 경우에도 의장단 구성에 어려움이 생겨서 제주도에서 열기로 한 세미나가 무산됐다고 한다.

왜 이럴까, 선거 때는 유권자들의 한 표를 기대하며 고개를 숙이던 후보들이 당선되면서부터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대표적 경우다. 시의회는 특정 당이 독식하면서 집행부 견제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를 놓고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으로 발전한다. 각 이권단체 출신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의정지기 단을 비롯해 다양한 단체들의 의정 모니터링이 절실하다. 자칫 방심하면 시의회는 사공이 많아지면서 산으로 가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피해는 시민의 몫이다.

시민들이 눈 부릅뜨고 시의회를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 만이 차기 선거에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할 수 있다. 시 의회도 15일 개원식을 한다고 하지만 임기 4년은 금방 지나간다. 유권자들의 부릅뜬 눈을 무서워해야 한다.

그 때 가서 못다 한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한 번 더 지지를 부탁한다고 해봐야 이미 4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외면 받았을 경우 당연히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그러니 지금부터 유권자들을 무서워하는, 정말 울산 시민의 머슴으로서 자세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머슴이 주인을 무시할 때 주인은 당연히 머슴을 내쫓을 수밖에 없다. 시의원들의 잡음이 의회 밖으로 흘러 나와서는 안 된다. 의사당 밖에는 시의원들을 감시하는 많은 눈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누구 패, 누구 패로 갈려서도 안 된다. 지방정부는 같은 당일지라도 뜻을 같이 하지 않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패가 갈라지기를 희망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시의회가 울산의 발전을 견인하는 올곧은 감시자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시의원 모두가 집행부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 해서 견제와 균형의 틀을 완성 시켜야 한다.

붕당 정치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서로 발전을 위한 토론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의회가 돼야 한다. 데모크라시는 군중을 말하지만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말이다. 군중 아니 민심을 겁내는 의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정은영(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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