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박물관 또 남구에
산업기술박물관 또 남구에
  • 울산시민신문
  • 승인 2014.07.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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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또 남구에 들어서게 됐다. 박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울산에 설립키로 한 산업기술박물관은 각 기초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전쟁을 펼쳤으나 결국 남구 기존 울산시립박물관 옆으로 최종 선정됐다.

뒤돌아보면 남구를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에 산업기술박물관이 설립되기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들은‘울산은 남구밖에 없나' 하는 소외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각종 신설되는 기관이 남구에 집중됐다며 결국 이것이 남구를 발전시키기 보다는 발전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구는 법조타운을 이전하는 대신 기존 법조타운 옆 신축이전을 성공시켰다. 법조타운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중구 등은 결국 헛물만 켰다. 그리고 시립 도서관도 남구 여천동 개발제한구역으로 확정됐고 울산최대 농수산물 시장도 역시 시립도서관을 짓는 인근 여천동 개발제한구역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지금도 남구는 주말이면 교통사정이 최악이다. 중구에서 학성교를 넘어가면 롯데백화점 사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밀려드는 차량들이 꼬리를 문다. 이 사거리를 통과해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려면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

현재 남구지역 도로사정이 이정도로 최악인데 시립도서관이나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여천동 개발제한구역으로 옮겨질 경우 도로사정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고 공업 탑 로터리에서 남창방면 도로와 접한 울산시립박물관의 경우에도 주말 접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이곳에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유치했다는 최악의 교통체증을 우려하게 만든다.

시민들은 이번만큼은 울산의 균형개발을 위해 무조건 남구는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구로 결정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모든 것이 남구로 밀려드는 이유는 뭘까. 남구는 정말 포화상태다.

아파트 가격 폭등도 남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사람들은 텅 빈 벌판이었던 롯데백화점 사거리 일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너무 복잡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도 오직 남구에만 기관과 백화점이 몰려든다.

백화점이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사람이 몰려드는 곳에 짓는다고 하지만 기관만큼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다가 지정을 해야 한다. 산업박물관의 경우 특히 중요시해야 할 것이 대중교통수단의 확보다. 시립박물관도 공업 탑 로터리에 내려서 한 참을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산업박물관은 이보다 더 먼 곳에 짓는다. 차를 타고 가기에는 차비가 아깝다. 그러나 걷기에는 무리한 거리다.

아직 울산에 지어야할 국가 기관이 더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남구 구민들이 나서서 막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 집 마당에서만 공연을 하면 욕심이다. 이웃집 마당에도 공연하게 해야 한다.

산업박물관은 이번 심사과정에서 시가지와 접근성이 용이하고 울산박물관과 연계성을 갖는 등이 입지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당장은 최선의 접근성을 말할 수 있지만 10년 후에도 그럴까, 산업박물관은 지금부터 6년 후 개관 예정이다.

그때가면 여러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산업기술박물관 건립은 최소 20년 후는 내다보고 모든 것이 결정돼야 한다. 4천5백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산업기술박물관은 울산시민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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