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다
희망을 꿈꾸다
  • 이두남
  • 승인 2016.03.28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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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신문]백성들을 마음으로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왕이 있었다.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지혜를 주기 위해 왕은 학자와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모아 오라고 명했다.

학자와 신하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여러 해 동안 지혜를 모아 보니 그 양이 너무 많아 백성들이 읽고 익히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자 왕은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줄이라고 명했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많았다. 그러자 왕이 종이 한 장으로 줄이라고 명했고 결국 백성들이 익힐 수 있도록 한 문장으로 줄이라고 명했다. 백성들에게 전한 마지막 한 문장, 최고의 지혜는 이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말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과 ‘인과이법‘(因果二法) 즉, 선인(善因)을 쌓으면 선과가 나오고 악인(惡因)을 쌓으면 악과가 나온다.’는 불교의 법리와도 흡사하다.

겨우내 거센 추위를 이겨내고 살아난 가지만이 만산에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의 꽃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듯 인간 또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삶의 보편적인 진리는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꽃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어김없이 봄빛으로 채색하고 있다, 그러나 속도와 편리성의 경쟁으로 생명의 존엄성까지 무시하며 개발에 치닫는 인간의 끝없는 꿈과 욕망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얼마 전 구글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알파고를 개발하여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에게 ‘구글 딥마인드 첼린지 매치’ 라는 이름의 대국을 걸어왔다.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적 관심과 응원을 받으며 명승부를 펼쳤지만 이세돌 9단이 1승4패로 인류의 미래에 커다란 물음을 던지고 끝냈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니다’란 비장한 말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비록 1200여개의 CPU등 엄청난 신경망을 총동원하고 수백만 번의 학습으로 단련하여 한 인간과 대결을 펼치는 그 자체가 불공평하다 말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산업의 많은 부분에서 감정도 온기도 없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에게 인간의 일자리를 내어주고, 또 다른 분야에서는 기계의 종속물이 되어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한다.

암 진단, 펀드수익률, 요리 레시피는 물론 자동차, 산업기계에까지 사람보다 뛰어난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피운 꽃이 꿈이라고 한다면 인간이 펼치는 꽃의 형상은 그 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어느덧 뒷산에는 참꽃이 몽우리를 터트리고 봄 향기가 지천에 묻어나고 있다.

꽃이 피지 않는 가지는 죽은 나무이듯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이 기회에 어김없이 꽃을 피워야한다. 흔히 살면서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기회가 온 것조차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고, 기회인지 알면서 준비되지 않아 그냥 넘기는 경우도 있으며, 지혜롭게 잘 활용하여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기회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일 것이다. 지금 눈앞의 현실이 힘들다고 포기한다면 꽃을 피우지 못하는 가지처럼 기회는 내 앞에서 멈추거나 돌아서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의 시대, 청년실업과 고령화 사회까지 낙담하는 소리가 봄바람보다 거세게 들린다. 일자리가 없으니 삼포세대에 이어 칠포세대 (연애, 결혼, 출산, 주택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을 포기하는 세대), 노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나오면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꿈과 희망을 포기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일 것이다.

한 방울의 물이 작은 바다가 되고, 하나의 점이 모여 선이 되고, 면이 되듯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내일은 어느새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꽃이 지고나면 더욱 성숙한 모습의 결실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도 한다.

오늘 하루 힘들었다면 내일은 마법처럼 기쁜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긍정의 에너지가 더욱 열심히 살게 하며 꿈꾸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도 인간이 만들었으므로 인간을 위해 더욱 윤택하게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먼저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러나 뿌린 씨앗 전부가 열매가 될 수는 없다. 이왕에 심으려거든 귀하고 좋은 씨를 가려서 심고, 세상에 유익한 것을 심어 아름답고 행복한 꿈이 피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두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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