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신문]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생산직 근로자 즉 현장 근로자 까지 포함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사상 초유의 조선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불거진 구조조정에 울산경제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릴 판이다.
현대중공업 뿐만이 아니다.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를 비롯해 모든 해양 플랜트 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그 여파로 관련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기업들은 가장 빨리 자구책을 마련한다고 하면서 인력감축이라는 구조조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근로자들은 얼굴 표정이 말이 아니다. 평생 회사를 위해 일한 근로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후 인력 구조조정을 하든지 말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아랑 곳 없다. 이미 인력 구조조정은 도미노 현상처럼 관련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사용할 수는 없듯이 회사를 나서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큰일이 나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책은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을 어디에라도 취업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곳이 어디냐고 물을 수 있다. 원전관련 산업이다. 원전관련 산업은 아직 불황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산업은 미래가치 지향적이다.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 전문기술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침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예정인 신고리원전 5.6호기 주설비 공정에 조선업과 관련한 직종이 많다고 한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노무인력 투입계획을 보면 조선업과 같은 용접, 제관, 배관 등 13개 직종에 필요인력이 320만명(연인원)에 이른다.
이 정도 규모라면 당장 실업난이라는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 같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은 모면하고 봐야 한다. 길거리에 나앉을 판에 일거리가 있다는 것은 회사를 나서는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음이다.
최근 울산시도 조선산업 불황에 따른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업방안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신고리 5·6호기 프로젝트 규모가 8조 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한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울산시를 비롯해 고용노동청, 지역 경제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울산에서 이뤄지는 대형 프로젝트에 기술력이 높은 유휴인력을 재고용하는 것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바삐 추진하지 않으면 누가 낚아 채갈 수도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프로젝트는 건설허가가 승인되기만 하면 공사기간은 약 7년에 이르고 준공까지 10년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한다. 연인원 620만 여명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라고 한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것 같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지역 건설업체도 살아날 수 있다. 토목공사가 일어나면 해당 일거리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울산경제가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만드는데 모두가 나서야 할 것이다. 감은 감나무 아래서 기다리기 보다는 누군가 감나무에 올라가서 감을 따야 한다.
울산은 지금 어디를 가도 축제가 열린다. 그런데도 말이 좋아 희망퇴직이지 실제로는 정리해고와 다를 바 없는 실직자들은 우울하다. 축제장에 가기보다 일하러 가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직장을 구해주는 일이 지금 지역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