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음
아름다운 화음
  • 울주일보
  • 승인 2016.07.20 14: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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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폭풍우는 꿈결 속에 휘몰아쳐 아침에 일어나도 여진이 남아 있다. 

마음의 창을 열어 보려고 가슴을 활짝 펴본다. 내 속에도 하고픈 말이 많았나 보다. 소리에도 뼈가 있어 찔린 흔적이 내 무의식세계를 침범했다.

가장 혼란스러운 소리는 불협화음이라 했던가.

소리는 보이지 않지만 그 울림이 심장으로 공명하여 고통이나 즐거움으로 전해 오는 것이다.

정치나 사회, 직장의 조직 내에서 그리고 가정에서도 마음이나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하모니를 이룰 수 없다. 그리하여 조직의 목표도, 개개인의 행복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부나 명예를 쫒다 더욱 가난해진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우쭐한 마음에 위세를 부리며 나지막한 소리를, 가까운 곳의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불협화음을 빚어내기도 한다.

자신만의 행복도 없고 타인만의 불행도 없다. 타인의 불행위에 자신의 꽃을 피워서는 결코 좋은 향기를 낼 수 없다. 자타 공히 ‘행복하게‘ 라고 부르짖는 세계평화학자 이케다 선생의 말과도 같이 자기의 행복만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는 일은 궁극적으로 자신마저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느 날 부유한 집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시골로 갔다.

부자(父子)는 가난한 사람의 농장에서 2박3일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어땠니? 재미있었니?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잘 봤지?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 해 볼래?”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린 개가 한 마리뿐인데 그 사람들은 네 마리나 있고요, 우리 집은 수영장이 마당에 있는데 그 사람들은 끝없이 펼쳐진 개울이 수영장이었어요. 그리고 우리 집 정원에는 외등이 비춰주는데 그 사람들은 총총히 빛나는 별빛이 비춰주고 있었어요.

우린 작은 땅 안에 사는데 그 사람들은 넓은 들과 함께 하고 있었고요. 우리 집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싸여 있었어요.” 아버지는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 때 아들이 “아빠, 고마워요. 우리가 얼마나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지 알게 해주셔서요.” 라고 말했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회색으로 덧칠한 아버지의 마음을 뒤흔든 것이다.

남보다 많이 가진 것에 대한 위세를 부리던 아버지의 삶이 결코 행복한 것만이 아니다 라는 것을 입증하듯 아이는 아버지를 일깨운 것이다.

우리는 풍성하게 사는 삶이 물질을 많이 가지고 부족함 없이 사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삶도 노력의 대가이니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진정한 행복은 풍족한 물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많은 물질을 소유하고 있느냐 보다 얼마나 많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사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비록 가진 것이 적더라도 함께 나누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더욱 만족한 삶을 사는 것이리라 여겨진다.

성숙의 가장 중요한 표식이 역지사지 (易地思之)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가까운 곳의 불협화음부터 따뜻한 가슴으로 안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본다면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살아가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화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고, 귀로 들을 수 없고, 말로 할 수 없지만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헬렌켈러의 명언 한 구절이다.

우리 모두 마음의 빈곤을 여름햇살 보다 뜨겁게 채운다면 세상은 아름다운 화음으로 가득 찰 것이다.

▲ 이두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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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2016-07-27 23:07:02
아름다운 화음이 순수함으로 전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