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시작
다시 새로운 시작
  • 이두남
  • 승인 2017.01.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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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남 논설위원

태양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공전하는 푸른 지구는 정확한 리듬으로 새로운 공전을 또 다시 시작했다.

새 달력에 적혀 있는 날짜들은 일제히 웃으며 달려와 꽃으로 피어나기를 줄지어 기다린다.

새해 목표하면 운동이나 공부, 자기계발 등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사람들 행복의 90%를 좌우 한다는 인간관계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본다.

얼마 전 갈등 관리와 관련한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갈등과 마주한다. 우울증, 증오심등 많은 부분이 인간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갈등을 피해서 살아갈 수는 없다. 또한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활의 질이 달라지기도 한다.

갈등의 어원을 풀어보면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견해, 주장, 이해관계 따위가 서로 달라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복잡한 상태를 말한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에는 이러한 것들이 있다. 첫째, 나는 옳고 당신은 틀렸다. 둘째, 나는 상대방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셋째,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아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 세 가지를 뒤집어 보면 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틀리고 상대가 옳을 수 있다.

자신이 상대방의 의도를 모를 수 있다. 의도가 좋다고 무조건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란 뜻을 간파하고 직장이나 사회에서 가정에서도 모든 상대와 내가 본래 다르고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대하면 갈등은 절로 해소 되지 않을까 싶다.

헤르만 헤세는 “우리가 변화 시킬 수 있는 것, 그리고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의 성급함, 이기주의, 쉽게 등을 돌리는 것, 사랑과 관용의 결의 등이다.” 라고 말했다.

결국 변화는 밖에서 또는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 보다 자신이 내부에서 깨닫고 스스로가 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지만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는 독선에 빠지면 자기 자신은 물론 사회 구성원 간 통합을 승화시킬 수 없게 된다.

독선에서 벗어나려면 귀는 크게 열고 상대의 작은 소리까지 듣고 상호 소통을 할 수 있어야 지구의 리듬처럼 화합과 행복을 확대해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틀을 깨지 못하고 단편적 시각에 치우쳐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한 스님이 인근 마을에 탁발을 나갔다. 경문을 외면서 집집마다 보시를 받아 기분이 좋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광경을 목도했다. 암자 입구 잔디밭에 젊은 여성은 누워있고 남성은 입을 맞추고 있었다. ‘백주대낮에 무슨 흉측한 일이람’ 중얼거리면서 발길을 재촉했다.

암자에 들어가 부처님께 봉양을 올리고 신도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한 신도가 “지금 막 여성 등산객이 탈진하여 심장이 멈춰 남자가 인공호흡을 시킨 뒤 업고 내려갔는데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에 스님은 탁자를 치며 “내가 30년간 헛 수행을 했구나.” 하고 탄식을 했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것조차도 오해할 수 있다는 반성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생각의 오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선택적인 프레임에 갇혀 인지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자답해 볼 일이다.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을 오해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새해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소통과 공감으로 함께 성장해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유년은 오덕(인, 의, 예, 지, 신)을 갖춤은 물론 어둠에서 새벽빛을 여는 붉은 닭의 해이다. 

조선 후기 유학자 하달홍은 ‘축계설’에서 “닭은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고 표현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정유년에는 내면의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풍요로움까지 한껏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붉게 떠 오른 새해, 기대와 설렘으로 우주의 유영은 다시 시작되고, 또 어디로 데려가 줄지 궁금해진다. 홀로 긋는 시간의 궤도 위로 유유히 여행하는 태양을 따라 가다보면 분명 나의 궤도도 선명해 질 것이다.

각자가 정한 길을 따라 올 한해도 붉은 태양을 향해 행복한 시간 여행을 시작해 보자고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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