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석남사 인근서 특이한 노거수 발견
가지산 석남사 인근서 특이한 노거수 발견
  • 이원호
  • 승인 2017.07.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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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그루가 붙어 한그루 된 소나무. 젖 모양 유주 발달한 굴참나무
   
▲ 울산생명의숲 정우규 박사가 가지산 석남사 입구 숲에서 11그루 뱀송 합동체소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울산시민신문]울산생명의숲(이사장 정우규)은 가지산 석남사 입구 숲에서 11그루 뱀송(소나무의 줄기가 스프링 모양으로 자라는 품종) 줄기가 유합돼 한 줄기로 완전히 합쳐져 자라는 11주유 합동체소나무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계곡 건너편에는 젖 모양의 유주가 발달한  굴참나무노거수도 발견했다.

정우규 박사는  “이 소나무는 한 개의 솔방울에서 싹이 난 11그루의 쌍둥이 유묘가 지표면에서부터 서로 줄기를 감고 자라다가 2m위치에서 생장점 분열조직이 서로 합쳐져 한그루가 됐고 150~200년 동한 한 몸으로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나무의 크기는 밑둥 둘레가 2m, 가슴둘레가  1.8m, 키가 20m이다. 

정박사는 "이는 쌍둥이 유묘 11그루가 서로의 줄기를 돌면서 자라다 바람 등으로 생긴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생장점 부위가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두 그루 이상 되는 나무의 일부가 합쳐진 나무는 예부터 남녀 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로 귀하게 여겼다.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다가 서로 접촉되고 바람 등 물리적 힘에 의해 상처를 입어 가지의 조직이 합쳐진 줄기를 ‘연리목’, 가지를 '연리지', 뿌리를 ‘연리근’이라고 한다.  

또 뿌리가 합쳐졌거나 한 그루 뿌리의 다른 부분에서 싹이나 자란 나무는 '연근목'으로 불린다.
역사적 기록도 남아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장한가(長恨歌)에서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연리지에 빗대 표현하면서 남녀의 사랑을 상징하게 됐다.

   
▲ 울산생명의숲 정우규 박사가 가지산 석남사 입구 숲에서 젖 모양의 유주가 발달한 굴참나무노거수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사기 제19권 고구려본기 제7권에 양원왕 2년(546년) 2월에 왕도에서 배나무 연리지가 발견된 사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다. 

고려사에도 광종 24년(973) '2월 임인일에 서울 덕서리에서 연리목이 났다', 성종 6년(987) '충주에서 연리목이 났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가지산 석남사 입구 숲에서 상처 입은 줄기에 속이 퉁퉁 빈 동공이 생겼지만 상처부를 탄탄하고 큰 젖 모양으로 자연 치유시킨 굴참나무 노거수가 발견됐다.

이 굴참나무 크기는 뿌리목 둘레가 4.6m, 가슴둘레가 3.4m, 키가 20m, 갓 너비가 20m이다. 지표 2.5m 정도에 큰 젖 모양 육상체가 발달했다.  크기가 서쪽은 110cm, 동쪽은 25cm로 나왔고 나온 부위 둘레는 150cm, 젖 폭이 65cm이다. 젖 크기가 웬만한 아기 크기이니 나무 별명을 젖 할매 굴참나무라고 부를만하다. 

나무의 상처부가 재생되면서 육상체를 만드나 이렇게 큰 유방형 육상체를 만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과거 같으면 젖이 부족한 여성들이나 아기를 원하는 소원을 빌었을 법한 모양새을 갖추고 있다. 

정우규박사는 “11그루 합동체소나무는 두 그루의 일부가 합쳐져 물과 양분을 주고받는 사례는 있지만 11그루나 되는 각각의 나무가 완전히 유합돼 한 그루로 자라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가 알려진 바 없는 매우 희귀한 발견이다”고 말했다. 

정박사는 “발견된 희귀나무들은 울산의 자랑이고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울주군이 실태 파악에 나서 경쟁 식생의 제거 등 보호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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