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칼럼]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이두남
  • 승인 2017.08.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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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어린 시절 벗들과 함께 했던 놀이중의 하나다.

이두남 대표

나라 꽃 무궁화처럼 활짝 웃으며 평화롭게 뛰어놀던 그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안겨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지금도 무궁화 꽃은 무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활짝 피어나 이 땅을 지켜 주고 있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눈길 가는 곳 금수강산 아닌 곳 없고, 아이들 눈망울 사랑 아닌 곳 없는데 내 가슴 어딘가에 때 아닌 찬바람이 분다. 좌, 우 두 다리는 이념으로 상처 입고 보폭은 더 멀어지고 있다.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 하나는 허리춤에 걸린 문신 같은 철조망 가시다. 서로를 겨눈 총부리, ‘아이야 이건 장난감이야, 전쟁놀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외세에 상처 입은 한반도, 무궁화 꽃은 떨어져도 짓밟힌 그 자리 피고 또 피어나는데...

내 허리 어디쯤 돌아오지 않는 아픔의 메아리가 켜켜이 녹슬어 묵은 말들은 허공에 맴돌다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어느 허리 쯤 멈추어 버린 중단점에 이르러 쇠박새도 노래하며 넘나드는데 어수선한 세월 탓인지 상처 입은 어디쯤 욱신거리며 쑤셔 온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의 후레데릭스버그 전투에서 있었던 일이다.

작은 조각의 땅이 전술 목적상 중요하기 때문에 양쪽 군은 서로 차지했다 빼앗겼다 하는 반복을 거듭했다. 그러는 동안에 남, 북군 할 것 없이 수많은 부상자와 전사자들의 시체들로 가득 덮이게 되었고 부상자들의 신음소리는 “물, 물” 하면서 처참하게 들려왔다.

 이 때 전쟁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북군의 한 병사가 대위에게 가서 간청을 했다. 부상으로 죽어가는 많은 젊은이들의 마지막 소원인 물을 먹이는 일을 허락해 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위는 즉시 거절했다. 왜냐하면 물을 먹여 주려고 그 앞으로 나가는 일 자체가 틀림없는 자살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속적인 간청에 대위는 허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군인은 양동이에 물을 담아 들고 또 한손에는 군인 컵을 하나 들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제일 가까운데 쓰러진 군인의 입에다 물을 먹여 주었다.

그리고 적군이고 아군이고 가릴 것 없이 죽어가는 병사들의 입에다 물을 먹여 주었다. 드디어 저 쪽 들판 너머의 남군에서는 그 군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순간 그를 향해 쏘아대던 총알이 뚝 그쳤다. 그 군인은 이제 여기저기로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며 부상당해 죽어가는 군인들에게 물을 먹여주고 그들의 생애에 최후로 듣는 위로의 말을 들려 줄 수 있었다.

그 군인이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물을 먹여 주는 동안 치열했던 전투가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조용히 휴전하고 있었다고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는 기록을 하고 있다.

이 사례를 거울로 삼아 목마른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를 직시하여 발전과 협치를 위한 용감하고 지혜로운 리더쉽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남북 대치는 물론 진보와 보수, 당리당락은 모두 상대의 희생위에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는 시도이기에 그러한 싸움은 발전이 없고 희생만 늘어가 진정 목마른 자에게 한 방울의 물도 먹일 수 없게 된다.   같은 국민의 행복을 위한다면서 그들의 동상이몽은 안타갑기 짝이 없다.

요즘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핵무기 시험 발사로 인한 세계평화는 틈이 더 벌어지고 전쟁의 위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기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한반도는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우리 내부에서 분열을 야기하는 극단적인 세력들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일삼아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한편 대통령은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다.’ 라고 선포한 바 있지만 이 말마저 지켜질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단결된 마음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의로운 생각의 꽃을 피울 때 인 것 같다.

무궁화의 꽃말이 ‘일편단심, 영원’ 이라면 변함없이 한 곳으로만 향하는 정성과 한결같은 마음 일 것이다.

과거 무수한 선열들은 나라 잃은 설움을 잘 알기에 목숨을 바쳐 개인보다 국가를, 이익보다 의리를,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하며 행동한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지금의 나라가 엄연히 보존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오늘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내는 우리의 사명은 그 때와 다르지 않다.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애국심이 일편단심 무궁화처럼 선명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죽음의 길을 택했다면 위의 양동이를 든 군인처럼 적군과 아군, 진보와 보수, 여야 구분 없이 한마음으로 이 나라를 지켜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우리 주변의 환경은 더욱 꼬여만 가고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피어나 늦여름을 더욱 눈부시게 하는 무궁화처럼 우리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의 꽃물결이 일렁였으면 좋겠다.  

또한 답답한 허리띠를 풀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삼천리강산을 마음껏 넘나들 수 있는 그 날을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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