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무술년에는 웃는 날이 더 많기를
[신년사]무술년에는 웃는 날이 더 많기를
  • 이두남
  • 승인 2018.01.05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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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남 대표

우주 저 끝 아득한 세계가 운반되어 새해 아침 붉은 불씨를 지피는 듯 새롭고 비장한 각오로 시작하는 무술년입니다.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하며 의로운 개띠 해가 밝았습니다.

"밤이 다 새기 전부터 바다 밑의 해는 떠오르고 한 해가 다 가기 전부터 강에는 새봄이 스며든다. 당대의 한 시인이 이렇게 통찰했듯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이미 새해는 전개되고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 해 좋았던 일들도 많았지만 힘들고 미흡했던 일들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으로 새로운 해를 기다렸을지도 모릅니다.

새해에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높고 낮음의 간극이 줄어들고, 너와 내가 서로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여 마음 다치게 하는 일이 적어지는 한 해이길 바라봅니다.

옛말에 자신의 결점은 덮어두고 상대의 허물만 들추어내다보면 선산은 떠나 집안의 복은 모두 새어나가고 곳간은 텅 비게 된다고 했듯이 상대의 허물은 새하얀 눈으로 덮어주고 지나가는 아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하얀 눈 내리는 겨울에 새해가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겨울 저녁 무렵, 눈이 그치고 밝은 햇살이 잠시 찾아오자 거리는 온통 은빛으로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명상에 잠겨 있던 목사가 명상에서 깨어나 창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창 밖 거리 풍경은 아름다웠고 아이들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목사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덩달아 흐뭇한 미소가 번져 나왔습니다.
이윽고 아이들이 만든 눈사람에 어둠이 찾아오자 아이들은 놀이를 그치고 아쉬운 듯한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습니다.

"음, 아이들은 빛을 즐기고 어둠을 싫어하는구나."목사가 아쉽게 말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아이들이 놀던 그 자리에 이제는 짙은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어둠속에서 어른들의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났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거리는 온통 오색찬란한 불빛들이 번쩍이고 그 사이로 수많은 어른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목사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 어른들은 햇빛을 싫어하고 어둠을 즐기는구나. 어른들도 옛날에는 모두 아이었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습니다. 한 때 우리들도 해가 지는 줄 모르고 눈싸움을 하던 해맑은 아이였습니다. 어느새 눈이 내리면 걱정부터 해야 하는 동심의 눈을 잃어버린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새해에는 미움, 분노, 원망, 불안, 걱정은 버리고 어린 아이의 마음처럼 희망, 웃음, 사랑, 배려의 눈으로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비록 세상사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 그때의 마음을 오롯이 안고 가기는 힘들겠지만 조금만 덜 퇴색되어 새해에는 하얀 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고 눈송이처럼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제국의 통일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모든 이에게 똑같은 희망을 안겨주는 하얀 눈처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면의 아름다움까지 가득 채웠으면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미리 방지하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미 일이 벌어진 다음 해결하려고 하면 몇 배의 시간과 보상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소동파는 “세상 환난 가운데 가장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겉으로는 태평성대이지만 이면에는 큰 우환이 잠재되어 있는 상태다. 그 변고에 주목하지 않아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까 두렵다. 고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크고 작은 환난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개인의 일이든 국가의 일이든 겉으로 드러나는 평화로움보다는 내면의 우환을 미리 예측하여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더욱 절실하며 필히 갖추어야 할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새해 초에는 또 하나의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축제이고 젊은이의 땀과 꿈이 모인 평창 동계 올림픽입니다. 새하얀 설원을 상상하며 올림픽을 통해 하나가 될 것입니다. 국민들은 그 힘으로 또 한 해를 견뎌낼 것이고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울산시민 여러분! 

본 신문은 새해를 맞이하여 기존 '울주 신문'에서 '울산 시민신문' 으로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시작합니다.

시민여러분께 좀 더 가까이, 깊숙이 다가가 정확하고 바른 언론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무술년에는 국운상승은 물론 정치와 경제가 살아나고 모두가 꿈을 펼 수 있는 한 해를 열어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갔으면 합니다.

시민 여러분!

켈트족의 기도문처럼 무술년 새해는 가는 길에 이따금씩 비가 내리더라도 금방 무지개가 뜨고  바람은 언제나 등 뒤에서 불고 얼굴에는 따사로운 햇살만 비추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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