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말의 품격'과 6.13 지방선거
[칼럼]'말의 품격'과 6.13 지방선거
  • 이두남
  • 승인 2018.05.2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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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

[울산시민신문] 단정한 옷차림과 겸손하고 정중한 태도가 표출되어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라면 부드럽고 공감적이며 남을 존중하는 말로 상대를 대하는 것을 그 사람의 품격이라 할 것이다.

품격 있는 말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의 말을 건성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빛을 교환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주고 그 이면의 뜻까지 이해해주는 것이다. 경청은 특별한 기술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이며 마음을 열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사람의 태도를 일컫는 총명(聰明)이란 말이 있다. “들은 것을 반복하여 되새기면 귀가 밝고 마음의 눈으로 보면 눈이 밝다고 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와 말의 품격에 대해 일러준다.

우리는 얼마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말의 품격을 지녔을까?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다.

특히 정치나 남북문제의 해법을 두고 판단해보면 이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을 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 협정 후 주변국들의 수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6.13 지방선거를 향한 여야의 시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평화가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앞세운 민주당은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내 삶을 바꾸는 투표'라는 슬로건을, 자유 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 '에서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경제는 자유 한국당입니다.'라는 다소 절박함이 녹아 있는 슬로건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어 바른 미래당은 '망가진 경제 먼저 살리겠습니다. 경제정당 바른 미래당'을, 민주 평화당은 '내 삶을 위한 개혁과 평화'를 정의당은 '5비2락' (5번 정의당을 찍으면 나라가 비상하고 2번 한국당을 찍으면 추락한다)이라는 다소 재치 있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선거에서 슬로건은 각 당의 전략을 담아 수많은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가장 임펙트 있게 그 당의 목소리와 색깔을 보여주는 밑그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과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은 좋지만 상대의 단점을 들추어내어 비방하고 헐뜯는 일은 오히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당대표의 깜도 되지 않는 네거티브식 막말은 국민들로 하여금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여전히 구태의연하고 낡은 사고가 웃자라서는 민심을 얻기 힘들다. 국민들은 국가와 시민 사회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주는 길을 모색하고 희망을 품을만한 인재를 원한다.

시대적인 변화와 더불어 국민들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부응하지 않고 국회의 수준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후퇴하는 듯하다.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거친 말과 네거티브 발언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생각을 반영해 한 나라의 대표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평가절하 되고 있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니 말을 아끼라고 했다. 칼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날카로운 말에 찔린 깊은 상처는 평생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 할퀴고 긁는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 그 지역을 위해, 이 나라를 대표해서 스스로 일꾼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은 당리당략을 떠나 지식과 지혜를 두루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두려운 청소년들에게 아프고 힘들어도 소리를 내지 못하는 어른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인격과 품위가 갖추어진 지도자가 더욱 절실한 때이다.

얼마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 좀 더 품위 있고, 인격이 돋보이는 말로 이 나라의 일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자연은 한마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외침은 단호하고 진실하다.

하물며 길가에 피어난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향기와 색으로 우리의 영혼을 맑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잠시 세상의 소음을 씻어내고 잘 듣고 잘 말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 줄기 햇살을 머금고 고귀하게 피어난 수선화가 으스대듯 자신의 아름다움만 뽐내는 나르시스가 되지 말고 서로 배려하고 함께 있어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품격 있는 말로 배려한다면 평화가 일상이 되는 그 날이 선물처럼 찾아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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