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공 그(12월)
용접공 그(12월)
  • 이시향
  • 승인 2018.12.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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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넘기려는 찰나
심술 난 바람

함박눈 펑펑 쏟아 놓는다

어제 야간 조
혼자 보아야 하는 눈보다
더 쓸쓸한 것은 눈 온다고
전화할 곳 없다는 것
잠들어야 할 시간에 깨어있다는 것
하늘 끝에 닿을 피곤 온몸 잠식해도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
저녁 8시면 한파가 멎는다는 방송
위안 같은 눈발은 날리고
내의를 껴입는다

3층 높이 철탑 위에 서면
쩍쩍 달라붙어 넌더리 나는 추위
흔들거리는 조명, 천막 하나 둘러치고
밤을 태워내는 자외선 불꽃
내 삶 좀먹어도 용접봉 타 들어갈 수록
얼어붙은 내 가난도 조금 붙여지리라
누군가의 등은 시리고
누군가의 등은 따스한
이분법의 생

눈이라도 왔으면 좋을
틈새로 보이는 별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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