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신불산 억새우는 소리
이 강의 음유로 듣는다
청보리 빛 시골길을 가로질러
도심 쪽으로 흘러 어언 삼십여 년,
급격한 유년의 흐름을 지나
한 번도 거스른 적도 범람한 적도 없는
고달픈 내 강줄기를 생각한다
삶이 허기져 바닥을 드러낼 때도
신성한 노동만큼 꺾인 내 허리
저 강줄기만큼이나 휘어 있다
어디쯤 흐르고 있을까 내 모습,
고요한 수면위로 수제비를 뜬다
핏기 잃은 청춘이 파닥 거린다
기름진 이 강 넘나든 세월,
신불산 억새우는 소리 위로
낯설어가는 내 흔적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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