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리안 랩소디
[칼럼] 코리안 랩소디
  • 이두남
  • 승인 2019.02.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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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

[울산시민신문] 아침마다 눈을 마주치던 매화꽃 몽우리가 어느 틈엔가 하얀 꽃잎을 열고 이른 봄을 기웃거리고 있다. 봄이 가까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매화의 손짓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일생의 계획은 젊은 날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한 계절이 흘러 또 소생의 봄이 찾아오고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그 봄과 마주할까?

아마도 저 매화의 이른 꿈처럼 새봄을 맞는 꿈은 누구의 가슴엔들 부풀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겨울의 끝은 곧 봄의 시작이듯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에 닿아 있다.

졸업과 입학도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입학할 때는 새로운 꿈을 다짐하고 수 만개의 계획을 세우며 출발선에 선다.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마침표를 찍는 졸업식 날에는 각기 다른 표정이다. 계획이 궤도를 이탈해서 작심삼일이 되어 버린 사람과 밭에서 자라나는 옥수수의 키를 하루도 빠짐없이 뛰어넘기를 시도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은 사람이다.

100달러짜리 지폐에 나오는 가장 지혜로운 미국의 정신으로 추앙받는 벤자민 프랭클린은 도덕적으로 결함이 많은 보통의 어린이에 불과했다.

그는 열네 살이 되던 어느 날 지금과는 다르게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 결심과 동시에 도덕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웠고 확신을 가지고 그가 만든 13개 항목의 실천에 돌입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넓은 밭의 모든 잡초를 한 번에 다 뽑으려면 매우 힘이 들기 때문에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한 구역씩 차례로 뽑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13가지 항목을 한 가지씩 반복하여 실천하는 노력으로 그는 마침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이처럼 목표는 뚜렷하고 체계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 안보, 정치 모든 분야에서 뚜렷한 목표설정 없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방영된 보헤미안 렙소디가 특히 우리나라에서 열풍을 일으킨 이유도 지쳐있는 우리에게 퀸이 던지는 메시지로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의 호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세대와 상관없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탄식은 지금의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위로 받고, 위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이 영화의 메시지는 강하게 스며들었다. '패자는 없어. 우린 전 세계 챔피언이니까.'모두가 지쳐있는 이 시점에 그들의 부활은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기 위한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따뜻한 위로는 한동안 얼어붙었던 가슴을 데우며 새로운 첫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에게도 큰 응원이 될 것이다. 졸업과 함께 취업의 벽과 마주하는 지금의 청년들은 기발하고 창의적인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음은 어느 회사 채용 시험에 출제된 문제이다.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차를 몰고 정류장을 지나가는데 간절하게 차를 기다리는 세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노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자기의 병을 고쳐 목숨을 구해준 의사이고, 나머지 한 명은 자기가 좋아하던 여인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차는 2인승이라 자리는 둘 밖에 없었다. 누구를 태워야 하겠는가? 보기는 다음과 같았다. 1번, 자기의 생명을 구해준 의사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 2번, 금방이라도 쓰러져서 죽을 것 같은 노인을 모시고 빨리 가서 병을 고쳐야 한다. 3번, 자기가 좋아하는 여인을 태우면 그것을 기회로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1번은 의리와 감사의 마음을 보기 위함이었고, 2번은 인간존중과 사랑을 보려는 보기였으며 3번은 우정과 인간관계를 보기 위한 문제였다. 그 결과 응시자 200여명의 답은 세 가지 답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그런데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엉뚱한 대답을 한 사람이었다. '나 같으면 키를 의사에게 주어 노인을 모시고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해 드리게 하고 나는 평소에 좋아하던 여인과 단둘이 폭풍우 몰아치는 밤을 헤쳐 나가겠다.'라고 답했다.

사실 우리 삶은 문제의 연속이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의 문제해결사이다. 그러므로 양질의 삶을 원하거나 내용 있는 문제의 해결을 창출함에 있어서 상식을 뛰어넘는 신선하고 비상한 생각도 도출해낸다.

랩소디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매우 자유롭고 서사적, 영웅적, 민족적 성격을 지닌 환상풍의 기악곡이다. 새봄과 함께 시작을 앞두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발걸음이 퀸의 음악처럼 모든 면에서 자유롭고 넉넉한 출발이기를 바란다.

이제 곧 봄의 향연이 시작 될 것이다. 땅 속의 모든 새싹은 돋아나고 가지의 모든 몽우리는 각질을 열고 제각기 꽃을 피울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그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따뜻하고 힘찬 사회를 만들어간다. 아무리 매서운 바람과 힘든 일들도 때가 되면 저 매화꽃처럼 곱고 향기로운 날을 맞이할 것이다.

지금의 어려운 사회도 풍요롭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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