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리 함께 걸어가는 길
[칼럼]우리 함께 걸어가는 길
  • 이두남
  • 승인 2020.01.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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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남 대표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한 경자년의 1월도 중순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차분하면서도 새침하게 빛을 잃어 둔탁한 겨울 하늘의 여린 능선 사이로 겨울나무들이 모세혈관처럼 산의 이곳저곳으로 뻗어 있다.

나무는 비록 색감을 떨쳐내고 묵묵히 서 있지만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의지를 잃지 않는다. 그늘이 절실하게 필요한 여름이 오면 무수히 푸른 잎으로 지친 이들의 쉼터가 되어 줄 것이라는 사명을 품은 듯 지고하게 우뚝 서 있다.

기원전 333년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를 정복한 다음 페르시아 원정을 준비 할 때였다.

부하 장수들과 병사들이 고향에 남겨둔 가족들의 생계에 걱정이 없어야 용감하게 전투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출전에 앞서 자신의 모든 영토와 재산을 골고루 장병들에게 나눠 주었다.

한 부하가 "그렇게 하면 폐하의 재산은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는 "나에게는 또 하나의 커다란 재산이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 희망이 있었기에 비로소 오늘의 내가 가능했다."라고 대답했다. 어떤 환경에서도 희망이 있다면 견뎌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새해에 필요한 것도 희망과 설렘 속에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매일을 희망과 설렘으로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는 것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날로 의미를 부여하는 값진 일이다.

이는 창의적이고 지적인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끝없이 무언가 추구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미뤄왔던 일과 취미에 대한 도전도 가슴속에 묻어둔 꿈틀거리는 희망과 설렘에서 비롯된다. 설렘은 호기심에서 생긴다. 그 호기심은 영하의 날씨 속 모닥불처럼 삶을 훈훈하게 데워주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힘을 준다.

여전히 세상은 어수선하고 내가 가는 길이 순탄할 수만은 없다. 예측 불허의 길 앞에서 망설이기도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다. 꿈이 많은 청춘들은 더욱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전하는 길이어야 한다.

최근에 가장 놀라는 일은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새까만 날짜는 따라 갈 수 없을 만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찍이 앞서 가고 있다. 매일 종종걸음 치며 다급하게 따라 가지만 저만치 따돌리며 골목길로 달아나 버린다. 나이만큼의 가속도가 붙어 번번이 코앞에서 놓치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걸음에 무게를 싣기 보다는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기고 더 나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살아간다.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뭔가 좋은 일이 있겠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게 되면, 결혼을 하면, 내 집이 생기면... 등 뭔가 지금부터 앞으로 행복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사는 동안 어느새 노인이 되어 죽고 만다."고 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후회가 절반이고 안타까운 일들이 즐비하다. 어쩌면 사는 동안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 조각의 퍼즐들을 미처 다 맞추지 못한 채 생을 마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삶의 허무를 지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동안 일어나는 여러 가지의 실패와 좌절에도 나의 북극성을 향한 걸음을 멈출 수 없는 것은 희망이라는 절대적 가치와 아름다운 동행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걸음에도 괴로움과 즐거움이 함께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춤거리지 않고 나만의 북극성을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링컨은 말했다. "나는 승리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그릇된 길을 가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성공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양심에 어긋나는 길은 가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인생길에서 실패와 좌절로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굳건한 자신감이며 샘솟는 희망이다. 마음속으로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그려보고 누군가의 따뜻한 동행이 되어 주는 것도 보람 있는 삶이다.

갈림길에 서서 방황하는 이에게 나침반이 되어 주고, 목적지 모른 채 하염없이 걸어가는 사람에게 쉬어갈 수 있는 간이역이 되어주고, 밤사이 눈이 내려 세상이 미끄러울 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마음 놓고 걸어갈 수 있도록 눈을 치워주는 따뜻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함께 가는 그 길 앞에는 신기루처럼 북극성이 나타나 밝게 비춰줄 것이고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찬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포커스데일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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