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야만 꽃이던가 / 아연 오인숙
피어야만 꽃이던가 / 아연 오인숙
  • 이시향
  • 승인 2020.02.05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은 피어야 예쁜 거지
나도 너처럼
순간순간 눈부시게
필 때가 있었다

한 계절만 피는 너
그렇다 하여 모든 사람이
너를 바라봐 주고 예쁘다
말하는 건 아니겠지

그냥 한철 피었다
시들고 마는 걸
어느 집 식탁에서
매화꽃은 기억도 없이
매실 장아찌로 어느 음식의
맛나게 하는 천연 조미료로
쓰이겠지

꽃으로 사는 것보다
아름다운 아내로
인자한 어머니로
선한 이웃으로
부지런히 살다 갔다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