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팔을 흔들고는 어디를 가시는가
어둔 밤 꼬박 새워 빨갛게 타오르고
그리움 어깨 매고서 내 손잡고 가세나
멋 부린 부리 세워 누구를 기다리나
한 많은 세상살이 속앓이 한탄한 맘
내 님께 드리는 편지 전해주고 오세나
어여쁜 사슴 얼굴 가시는 덕지덕지
차오른 피 고름을 내 님은 아시는가
찍혀진 내 멍울자국 뽑아내어 주세나
하늘이 눈물 삼켜 새떼들 길을 잃고
질퍽한 땅 기운에 노루가 늪에 빠져
삼킨 땅 단비 내리고 달려나가 보세나
가고 픈 이내 심정 내 낭군 계신 그 땅
하얀 꽃 가슴 품고 더 덩실 춤을 추며
저승길 동백 떡 놓아 거하게나 뿌리세
생시는 간 곳 없어 꿈엔들 찾아오소
내 서방 건넌 다리 봇짐지고 떠날꺼나
재 너머 물보라에는 곡소리만 떠 있네
[울산시민신문=이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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