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쉬어가고 픈 성황당 고갯마루 바스러진 망초길 따라
아스라이 찾아온 내 고향 영월
반겨줄 부모형제 떠난 자리
쑥부쟁이 넝클 위로
허연 낮달만 걸어가네
머무름과 떠남이 있는 세월을
공존하며 허공의 무게를
의족으로 버티고 선
기와지붕
빼앗긴 세월에도
칼날 같은 자존심
한세월 지키고 있구나
허무러 진 토담 사이로 바람이
노닐다간 장독대 뜰에는
주인 기다리다 나목이 되어버린
살구나무 아래
빈 항아리만 뒹구르고
소녀 시절 꿈이 떠내려가던
여울목 ~
어머니 빨래터까지
삼 껴버린 세월도 나처럼
늙어 가겠지
앞산 진달래 피고
뒷산 뻐꾸새 울 때쯤
가냘픈 어머니 허리에 매달린
보릿고개도 고향 떠나 수십 년
한 번쯤 다녀갔을까?
나~처럼
시인이 되어서~
[울산시민신문=이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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