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이 퍼지던 소꿉장난 같았네
풀어도 풀어도 풀 수 없는
주문에 끙끙 신열이 끓었네
젖어 드는 일보다
젖은 그 후가 두려워
여명은 대답도 없는 새벽
선잠에서 깨면 반짝이는 해를 만나고도 싶었네
갓 사랑이 시작된 연인의 눈길을 훔쳐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흥얼거려도 보았네
길가에 핀 한 송이 꽃에 게도
손 잡아 주며
파도를 간질이는 은모래의 귓속말 엿들으며
이팝나무 그늘이 좋은
어느 늦은 봄날
꽃물에 졸여지는 가슴으로
그땐, 그랬지
함초롬 고백을 열어보려네
가끔은 허리춤 풀어놓고 소살소살 흘러가 보려네.
[울산시민신문=이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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