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 꾸물꾸물 기어간다
곧게 뻗은 길이 더 빠르겠지만
그 보다 기름칠한 지름길이 훨씬 빠르겠지만
굳이, 느린 이 길을 고집하는 까닭은
주름진 각막으로 되새김질하는
전생의 끈질긴 기억
오체투지의 뼈저린, 그
각인 탓이리라
아! 저 거친 바닥으로 찍힌
이 비늘의 자국들
끝내 삼키거나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산과 들을 오르내리던 골짜기며
개천을 따라 기어댕기던
천년 고행의 족적
그 승천의 꿈을
[울산시민신문=이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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