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적 포스트 휴머니즘(Post-humanism) / 김태운
성찰적 포스트 휴머니즘(Post-humanism) / 김태운
  • 이시향
  • 승인 2020.03.31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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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의 혼돈 이후
인간에 대한 신의 간섭은 꾸준했지
밤과 낮의 구별이 뚜렷해지자
대뜸, 일식 월식을 불러 경고를 했지
때때로 안개를 풀어놓았지
그것도 모자라자
곳곳으로 미세먼지를 뿌리며 훼방을 놓았지
그 속엔 당신의 충신 같은 蟲들이 우글거렸고
당신의 변이 같은 菌들이 득실거렸지

인간은 그동안 안간힘으로 신의 초능력 같은 전기를 만들며
신의 초월적 정신을 훔치며 아득바득 백신을 만들었지
신의 간섭을 근근이 헤아리며 꾸준히 대항했지만
그토록 잘난 인간의 한계는 결국
여기까지인 듯

때는 바야흐로 21세기
오늘의 인간들이여!
내일의 인간들이여!

부처의 아미타불도 예수의 아멘도 죄다 신의 산물일 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어느덧 구태한 옛말이 되었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참회를 깨우쳐라
지금부터라도 무리지은 늑대의 습성을 과감히 버려라
차라리 死者의 족보 같은 사자의 행간을 배워라
그마저 모자라면 시원의 근처로 돌아가
두 발로 뿌리내려 하늘만 바라보는
나무의 족적으로 살거나

이를테면, 마다가스카르 섬 바오밥처럼
띄엄 띄엄 오래 오래
혹은, 그 이상한 나라
어느 동화처럼

 

[울산시민신문=이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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